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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사랑의 파문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네가 있어 살아갈 힘이 난다는, 사랑은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내가 한 사람에게 주는 사랑은 여러 사람에게 물들어 간다.빨간 카네이션이 가슴에 진하게 다가오는 5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이면서 ‘카네이션의 달’이기도 하다. 5월에는 부모님과 선생님 가슴에 예쁜 카네이

  • 김영희(중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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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꺼진 전구

오랜만에 친구들 모임에 나갔다. 우아한 점심을 마치고 분위기 좋은 카페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식사가 나오기 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영화롭던 옛날의 자랑으로 분위기는 타오른다. 남편의 화려했던 과거, 자신의 꽃다운 아름다운 시절 이야기다. 손주들 칭찬부터 온갖 자랑으로 이야기는 옹달샘처럼 마르지 않았다. 식사를 하면서도 화려한 시절에 취해 이야기하느

  • 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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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낯섦의 경계에서 마주한 이정표

1960년대 중반 어느 때인가부터 초등학교 교실에 숫자를 계산하는 영역으로 주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배우기 시작한 주산, 주판알의 배열은 마치 피아노 건반을 연상시켰다. 서툰 동작으로 피아노를 치듯 알을 밀어 올리거나 내리며 주산을 하다가, 전자계산기가 보급되고 컴퓨터가 일상화되면서 나는 수십 년의 짧은 세월 속에 몰아친 숱한 변화의

  • 김관수(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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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기다림은 힘들지 않았다

생각이 몸을 얻는 자리였다. 어느 작가의 고백과 성찰이 오늘은 다른 작가의 몸을 빌려 무대에 오를 참이다. 대화와 독백, 몸짓이 어우러진다. 그것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살면서 쟁여 온 지혜를 읽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들으며 익히게 되리라는 예감이 객석에 잔물결처럼 번진다. 빛과 음악과 소리로 펼쳐질 세계를 기다리는 숨들이 흥분의 물결을 탄다. 시작을 알

  • 문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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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서귀포 작은 셋방

달리는 차 안에서 수채화 같은 서귀포항을 보니 기분이 꿀렁거렸다. 햇살을 잔뜩 받으며 부둣가를 느긋하게 산책하는 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가이드를 자처한 지인은 자비를 베풀지 않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서야 시동을 끈다.‘이중섭’, 갑작스러워서 생소하게 들린다. 물과 유성 물감이 만들어낸 마블링 같다. 미항의 풍경에 취해 있던 중

  • 조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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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노년의 문제

나이 먹은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려 할 때 하려는 일이 옛날 같지 않고 생각같이 안 되어 마음먹은 것과 다르게 흘러갈 때 속상해하며 “나이는 못 이긴다더니…” 하고 자탄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었다. 그런데 요즈음 내가, 나 자신에게서 그것을 절감한다. 사람에 따라 기질에 따라 그 사람의 노력에 따라 현상은 천층, 만층이겠지만 요즈음 나로 말하면 아픈 곳이 끊

  • 이덕영(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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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무빙 워크(Moving Walk)

새해 들어 계절은 겨울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극한의 땅 그린란드에서다>를 세계테마 기행을 통해서 보았다. 영하 40도의 추위 속에, 순록의 가죽을 이용한 개썰매, 얼음 조각을 냄비에 넣어 녹여서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 바다표범을 총으로 사냥하여 가죽제품을 이용한 의류산업을 열어가는 극한의 땅, 삶을 보았다. 특히 인상적인 광경은 아이스평원

  • 김형수(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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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노아(Noah)에게

작은아들이 자기를 쏙 빼닮은 아들 노아를 낳았다. 핏줄이라는 말이 이토록 또렷하게 다가온 순간이 있었을까. 갓난아기의 얼굴에 스미는 눈매와 입가의 곡선에서, 시간을 건너온 아들의 어린 날을 만난다. 세월은 직선이 아니라, 이렇게 원을 그리며 우리 앞에 다시 서는 것인지도 모른다.작은애는 어릴 때부터 인사를 참 잘했다. 누가 가르쳐서라기보다 사람을 향해 저절

  • 민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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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우리의 노래 시조창

인생 노년기를 뜻있고 재미있게 보내려면 시간과 돈, 친구와 취미, 건강한 몸을 가져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도 그저 얻어지지 않는다.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해야만 가질 수 있다.황혼기에 접어든 사람일수록 나머지 생애를 즐겁고 의미 있게 보내려면 건강은 필수적이며 적당히 머리도 쓰고 가벼운 운동이라도 할 수 있는 취미 한두 가지는 꼭 가져야 할 것이다. 그래

  • 강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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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 687호 기와집의 풍광

50년이나 흘렀다. 여물 냄새로 하루를 맞이하고 등이 익을 것 같아 잠을 설치던 밤이었다. 코뚜레를 한 황소는 고픈 배를 알리며 새벽을 깨웠다. 그곳에선 마치 기차가 콧김을 품어대듯 온 마당이 흐물흐물 흰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흙담이 길과 구분되지 않을 만큼 시야의 폭이 좁았다. 부모님은 방학을 맞이하면 큰집 나들이를 지금의 현장 체험처럼 보냈지만, 표

  • 이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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