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힐링숲 소나무 그늘에 누워 스르르 사슴눈이 됩니다어리석은 가슴앓이분하고 미운마음깊디깊은 내공의 숨을발끝에서 머리끝으로사그리 씻어내어높은 가을 하늘로후∼ 불어버립니다떼구르 떨어진 솔방울 하나 주워서 꽃처럼 웃는얼굴해처럼 밝은마음마음껏 실어남산 숲에 던졌습니다 솔씨의 소원은무럭무럭 꿈나무로 자라나서울을 감싸안는 사랑의 솔씨입니다
- 권한나
남산 힐링숲 소나무 그늘에 누워 스르르 사슴눈이 됩니다어리석은 가슴앓이분하고 미운마음깊디깊은 내공의 숨을발끝에서 머리끝으로사그리 씻어내어높은 가을 하늘로후∼ 불어버립니다떼구르 떨어진 솔방울 하나 주워서 꽃처럼 웃는얼굴해처럼 밝은마음마음껏 실어남산 숲에 던졌습니다 솔씨의 소원은무럭무럭 꿈나무로 자라나서울을 감싸안는 사랑의 솔씨입니다
새대가리란 말 맞다허둥거리다가 유리창에 이마를 박았다학교 방음 유리벽을 통과하려는 새들두어 번 시도에 정신이 몽롱해져 추락한다 무늬가 그려진 곳은 피하고도맨 유리벽에 추락사한 동료를 보면서도 여지없이 주둥이를 박는다유리벽을 창공이라 읽는 인지수억 년의 습득이 일순간사람들의 편의로 혼란에 빠진다창공에도 벽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 새
나무는 잎 베는 아픔으로 다시 살고사람은 목 베이는 아픔으로 다시 살고쭉쭉 뻗어나가는 도중에일과 애무하며 종주먹을 들이댈 때도 있었지 어느 자세 하나 쓸모없는 게 있었나서툴지만 당당했지봄은 아직 멀었는지, 어느 해 말들이 도착했고 무거운 냉기로 잔기침을 연방 쿨럭여서눈물을 왈칵왈칵 쏟을 때도 있었지기억을 되짚은 바짝 마른 외로움
새벽 해변 산사 숲길발앞툭 떨어진 피지 못한 동백 봉오리 하나 내 가슴 낭떠러지에 처박힌다발걸음 때문일까가만히 나무아래 앉혀준다손가락에 묻어난 발그레한 핏빛 숨결 도망치듯 서둘러 곁을 떠났다다시금 찾은 그 자리 동백이 사라졌다만개한 것일까나무를 올려본다봉오리 떨어진 나무줄기 바람결에빛바랜 잎사귀 몇 잎 나보다 더
한문 능통하신 할머니쌀 등겨로 세수하시고하얀 피부 헌칠하신 키의 은비녀시집오실 때 무거운 쪽두리지금도 정수리가 엉성하시다손때 묻은 반짇고리, 아끼시던 돋보기, 예쁜 골무 궁중요리, 궁중 바느질 솜씨, 놀랍다치마꼬리 잡고 옛날이야기 졸라대던 손주들서로 사랑 독차지하려고 졸졸 따라 다닌다뱃병 나면 약손으로 어루만져 고쳐주시고젖 떨어진 동생 동지섣달 긴
솔바람에 가을 꽃도슬슬 바래지는 그런 날우물쭈물, 가을 탓 하기 좋은 날햇살도 물러간 좁은 골목에서뭇사내들이 서성이다가, 마침내아! 저기네, 웃음을 머금고 성큼성큼 들어선오가는 큰소리마저 다물게 하는 맛스러움이 스며든 술집서로들 거나하여볼따구니 붉어지거나,몸이 비슬비슬, 마다 않고지나 온 오늘을 삼키듯또다시 입속으로 쐐주를 들이키며여기요, 천.겹.살 더 주
침묵 사흘째 첫새벽어슴푸레한 오솔길 따라 숲으로 간다. 꺾이고 부러진 나뭇가지들이곳곳에 거뭇거뭇 널브러져발부리에 차인다.이른 가을 폭풍에 뜯겨 날리다가 세상의 작은 이들처럼돌길 위에 함부로 내동댕이쳐진 가늘고 여린 지체(肢體)들.허리 굽혀 조심스레 안아 들고가슴을 에는 생이별 지켜만 봤을 주름 깊은 제 어미 곁에 누인다.
생선비늘처럼 벗겨내고 싶어도쉽사리 벗겨지지 않는담담하게 쌓인 기억들 사이짙푸른 고요가 점점 더 두꺼워지고 있다햇살도몸을 숨기고픈 날들이 있었던 것일까 지독하게 부끄러운 날들이 스며들어 뚝, 뚝 눈물을 흘린다떨어지는 빗소리에 고해하듯 중얼거리며 간신히 하루를 버티고 있다,쓸쓸하게 빛을 잃어가며 쓰러져 누운 채은은하게 퍼져오는 에스프
1. 방아깨비방안속이마냥궁금해방범창에 네 발로 매달려 있다2. 폭포산이 비를 너무 많이 먹었나 보다앙가슴 열어젖히고 막 토하고 있다3. 봄바람봄바람 나무 가지들 흔들어 새싹들 불러내고 꽃 몽우리마다 깨어나라 깨어나 간질이고 있다4. 그리움작별은 떠나는 게 아니라 남겨지는 거 메아리로 돌아와 머무는 그리움5. 홍수멈출 수 없는 질주의 본능산
무거운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본다. 여전히 비가 올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해야 할 일은 많고가야 할 곳도 많은데날씨가 자꾸 딴죽을 건다.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비를 핑계로 할 일을 미루고 싶은 야릇한 마음이 고질병이 되어 깊숙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라고 하면 하기 싫고하지 말라고 하면 하고 싶은 내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