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익숙한 패턴처럼매일 아침 반복되는 작은 의식발끝에서 다리 엉덩이까지거미줄처럼 투명한 가는 실로터질 듯 이어지는 팽팽한 긴장감오늘이란 무늬를 짜기 위해느슨하게 풀린 나를 조인다 걸을 때마다 물결 짓는 파장경계와 도발을 넘나들면서누군가의 시선과 뜨거운 욕망숨결같은 얇은 막으로 가린 채밤이면 하루의 굴곡을 기억한너를 벗으며 나는 가벼워지고남은
- 한유경
거울 속 익숙한 패턴처럼매일 아침 반복되는 작은 의식발끝에서 다리 엉덩이까지거미줄처럼 투명한 가는 실로터질 듯 이어지는 팽팽한 긴장감오늘이란 무늬를 짜기 위해느슨하게 풀린 나를 조인다 걸을 때마다 물결 짓는 파장경계와 도발을 넘나들면서누군가의 시선과 뜨거운 욕망숨결같은 얇은 막으로 가린 채밤이면 하루의 굴곡을 기억한너를 벗으며 나는 가벼워지고남은
형산강 제방 둑에서 바라본 포항제철웅장하고 거대하다좁은 형산강을 마주 보고서 있는 쭉 이어진 고로들교대시간이면 자전거 부대의 이색풍경그것은 강변 근처에서 학원 강사 때의 일이다눈을 잠깐 붙이고 낮잠을 자고난 뒤의 상쾌함이랄까모래바람이 몰려오는 황무지 몰개월에거대한 제철공장이 이렇듯 세워지고철판을 생산해 낼는지 누구인들 알았으랴어제와 오늘이 다를 것 없는 시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누가 모르랴어제가 옛날이니세월은 빠를 수밖에 세월을 붙잡아 준다면천금 만금을 주고도 살 사람이부지기수로 많고 많을 터인데 이 세상에서아무리 힘센 장사도 과학자도붙잡을 수 없는 것이 세월이니 두어라 세월 따라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살아가는 것이 인생사인 것을.
이 앙증맞은 조그마한 발자국은어디에서 와 어느 시대를 건너간역사인가 찰진 황토에 또렷하게 새겨져삐뚤빼뚤 여기저기 길을 낸산만한 흔적들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이 발자국들을 되밟는다 어느 발자국이나 제 역사가 있어,나름의 무게가 있고발끝 향하는 곳으로 길은 나기에오늘 이렇게 남기는 족적은 또누구를 부르는 이정표가 될까 차마 미끄러져
청춘도 한때 사랑도 한때스쳐 지나가는 회오리바람오늘따라 떠오른다새록새록 아롱아롱오십 년 전 울며 떠나온 고향 향수에 젖어본다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부모형제 다 버리고훨훨 단신 떠나온 고향 이제야 철 들었나 봐향수병에 걸린 사내어느 병원 가야 하나지척에 고향 산천 두고서
허공에 매달려한 계절을 칩거하는 것은과연 행복한 삶인지나는 가끔 내 발바닥에 입을 대고 묻는다 머리 위에는 딱딱한 모자가 억누르고 있다한 계절 모자 속에서 동면하던붉은 피붙이들이 고달픈 묵언수행을 마치고힘겨운 기지개를 켤 때마다하얀 각질이 눈꽃으로 흩날린다 누구의 씨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한꼽추 언니는 무섭기만 한 아버지 손에 이끌려강제
창작의 열정과사물을 바라보고생각하는 마음이 있기에오늘도 한 편의 시가 탄생합니다 세상 살아가면서모든 사람이 내 힘들다말하고 살아가지만거꾸로 생각하면 다들 힘내 응원 소리가 되어 살아가고그 응원 소리에힘을 내어 한 편의 시가탄생합니다.
시골집 바람벽에 개다리소반 하나 걸려 있다해묵은 먼지 툴툴 털고 물티슈로 닦아 본다 부요(扶搖)하는 사랑방 아버지의 기침 소리 아버지의 사랑방은 시도 때도 없이 북적거렸다동네 이장도 면서기 김 주사도 재 너머 한씨 아저씨도 개다리소반 덩달아허리춤 동여매고양지 담 고야나무 그늘 지나 사랑방 드나들었는데 벚꽃 환한 봄날 삼가
꽃비 맞으며 분홍빛으로 물든 어린 봄시간을 잊은 채 갯벌에 뒹굴던 파란 여름가을 들판에서는 마음이 온통 햇살이었다함박눈 내리는 깊은 밤적막의 소리를 듣고 하얀 고요를 만났다 손가락 하나로 문을 여는 휴대전화 속 세상스침이 주는 얇은 설렘조차 없다메마른 언어가 무리 지어 다니며환한 낯빛과 따뜻한 언어를 내치고 있다 그믐밤은 문명의 빛이 덮은
김치부침개 하다 프라이팬을 놓쳐 와장창한 것이 반항의 깃발로보였나 봐어처구니없이 달려든 순간의 회오리싱크대가 들썩거리고 프라이팬이 고개를 처박고 접시가 버둥거렸지힘이 빠져서요겨우 친 방어막은 마침표까지 휘잡아 하수구에 버려졌어부침개 먹고 싶다는 말에 탈골된 어깨는 분별없이 노릇하게 부칠생각만 했으니엄지만 볼모가 된 거야고초 당초 맵다 해도, 맵다 해도서글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