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손잡고 헤어숍에 온 꼬마손님다섯 살인 그 애의 눈동자 돌방돌방웃음을 함빡 물은 듯 귀엽고도 치어나다 머리하러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중세상사 이런저런 사연들을 펴놓는데아기를 안 낳으려는 젊은이들 투닥투닥 아기 낳아 키우는 것이 세상 순리인데“안 생겨 못 낳는 사람들도 많다네요∼”조용히 할머니들의 말씀 듣던 그 꼬마 “할머니
- 정옥임(충북)
할머니 손잡고 헤어숍에 온 꼬마손님다섯 살인 그 애의 눈동자 돌방돌방웃음을 함빡 물은 듯 귀엽고도 치어나다 머리하러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중세상사 이런저런 사연들을 펴놓는데아기를 안 낳으려는 젊은이들 투닥투닥 아기 낳아 키우는 것이 세상 순리인데“안 생겨 못 낳는 사람들도 많다네요∼”조용히 할머니들의 말씀 듣던 그 꼬마 “할머니
극락이 어디일가 몸 안일까 몸 밖일까아무리 눈여겨봐도 보이지 않네그려지극히 안락하다는 아미타의 세계가 입을 열고 염불할까 입 다물고 화두 깰까 미혹하면 아주 먼 곳 영특하면 가까운 곳 저 하늘 서쪽 끝일까 이내 자성 속일까 오로지 희고 깨끗한 나의 본래 참마음이 내 본성 가운데 있는 서쪽 하늘 서방 극락 
그 옛날 아버지가 중병으로 몸져눕자약초 찾아 길 떠난 아들이 있었네산속을 헤매는 사이 아버지 세상 떠났네 하늘 보기 부끄러워 돌갓 쓴 아들 곁에 아버지도 함께 섰네 돌갓을 같이 썼네 부자가 바위로 만나 나란히 돌갓 썼네 누가 저 돌삿갓에 바윗돌을 던지는가 묘약을 찾아 헤맨 저 아들 불효라면 이 땅의 살아
북적대는 인파가 한파를 녹이는 세모 명절 밑 저잣거리는 인정을 사고팔았다잘 쇠소, 덤 실린 덕담좌판 가득 넘치던 특수 문 닫은 제수 거리식당가가 점령하고불판 위 삼겹살이 기름 냄새 대신 풍긴다 후각은 살아 있는지 혼백 왔다 돌아선다 대책 없이 잃어버린 청춘이 서글프듯 대목 밑의 특수를 명절날로 빼앗긴 시장&nbs
황악산 높은 기상보랏빛 안개 속에 직지사 굽어보니 솔바람 서늘한데 가슴속 품은 생각은 푸른 하늘 향하노라.
산책 나온 벤치들의 발이 추워 보인다그 위에 오보 같은 전잎들 떨어져 있고, 하늘엔 자릴 못 잡은 낮달이 서성거린다 날씨도 흐리고 우리 맘도 으스스하다 CNN 뉴스도 KBS 뉴스도말 못할 세계의 불안을 쉴 새 없이 송출한다 연구하고 발전하려 그렇게 머릴 맞대도 야망은 전쟁을 낳고 전쟁은 명분을 낳고 강대
3·1절 기념일이다. 전국 곳곳에서 기념식이 열리지만, 내게 오늘은 각별한 날이다. 남편의 4주기 추모일이다. 차는 서울을 벗어나 자유로에 접어들었지만,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더디게 흘러간다.경기 파주시 탄현면 ‘하늘나라공원’이다. 해는 그 얼굴을 감추었지만, 바람 한 점 없고 고인의 성품처럼 온화한 날씨다. 바다를 날아온 제주 아들 내외와 서울의 딸네 등
굵다란 빗방울이 우산을 두드린다투두둑 맑은 소리 사방팔방 흩어지면 길 위에 오케스트라 가로수도 춤을 춘다 가뭄에 타던 가슴 빗줄기에 환호할 때 기왓장 두들기며 리듬 타는 합창 소리 천둥도 큰 북소리로 장단 맞춰 호응한다
벚꽃 흐드러진 나무 밑한 남자와 한 여자가 긴 입맞춤을 하고 있었지 십 년 전에도이십 년 전에도휘날리는 꽃잎들은더없이 신성한 축복이십 년 전에도삼십 년 전에도벚꽃 흐드러진 나무 밑막 사랑을 배운 사람들이 걸어가고 당신도 나도 오래된 영화가 되었지만 거기 벚꽃 흐드러진 나무 밑은사랑이 피는 자리사람은 가도훗날 배우리라, 슬픔은&nb
죽음을 처음 만났을 때나는 너무 슬펐다. 자주 만나면서 죽음을곁에 두고 앉아 있었다. 얼마나 죽어야 죽는 것인지를알지 못했다. 저녁마다 몇 번 죽었다가다시 일어나 또 죽는다. 영혼의 집을 지었다가 허물었다가 다시 짓는다. 죽음 위에 손을 얹고차례를 기다리는 귀성객처럼여유롭게 죽는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