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2월 6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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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에 데인 듯이 붉어 가는 살결이
그 속내 다 감춘 채 서늘한 숨 고른다
덜 익어 반듯한 슬픔 퍼렇게 눌러앉아
이제나저제나 덩그러니 맞닿은 공기 속에
혼자 웃고 혼자 그쳐 더 깊어진 안을 본다
누구도 듣지 못한 척 어둠을 밟고 있는
묵은 말 몇 조각이 천천히 물이 되고
조금씩 누군가의 단내 따라 후숙 중
침묵은 완숙으로 가서 아픈 쪽이 먼저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