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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행복하게 해주는 글을 쓰고 싶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김호찬

수필가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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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부모님이 어렵게 살아가는 것을 보았고, 해방 후 콜레라 같은 전염병과도 싸우면서 배고픔과 병마의 고통을 이겨 내야 했다. 그런 중에 이 나라가 육이오 전쟁을 겪었고, 휴전 후 우리는 자기 자신은 가난과 병마로 고난 속에 살았지만, 자손들은 살기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자기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였고, 생활에서는 아끼고 절약하면서, 외화 획득을 위하여 서독에 광부나 간호사로, 사우디 등의 뜨거운 열사의 땅에서 건설 노동자로 수출 제일주의의 기치 아래 온 국민이 외화 획득을 위해 일한 결과 오늘날에는 국민 소득이나 정치, 문화, 경제 면에서도 안정되어 선진국 대열에 서게 되었다. 이제는 국민 소득 전체가 상향되었고, 분배 문제에도 집중하여 빈부 격차를 줄이고 인권이 존중되는 나라가 되었다고 본다.
이러한 세월을 살아온 나의 지난날들은 매우 어려웠다고 생각되나 용기와 고난을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고, 글을 쓰는 여유를 즐길 힘이 되었다.
1970년대에 들어 세무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우리나라에서도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 시대에 맞춰 1975년에 『소득세법 사례』(조세사)를 시작으로 석사 논문을 출판한 『판매 수익 비용과 세무 관리』(1993. 한국세정신문사), 『사례 중심 세무 회계』(1993. 한국세정신문사)를 출간하였다. 이 세 권은 세무에 관한 전문 서적이다. 이 중에 『사례 중심 세무 회계』는 내가 1975년부터 20여 년 동안 경영대학원 세무 관리학과에서 case study(세무 회계 사례 연구)란 과목으로 강의할 때의 강의 교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필 형식을 가미한 세무에 관한 전문 서적으로, 세금 문제를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명한 책인 『배 의사 가족의 여행과 세금 이야기』(2011. 푸른 향기)가 있다. 칠순을 맞이하여 자서전으로 쓴 『바람 속에 세월 속에』(2008. 푸른 향기)가 있고, 수필집으로 문단에 등단한 작품 등을 포함한 『부족함이 희망을 부른다』(2012. 푸른 향기), 『내일의 태양은 더 밝고 뜨거우리』(푸른 향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2013. 문학신문사), 『행복은 만들어지는 것이기에』(2014. 문학신문사), 『내일의 하늘은 더 맑고 푸를 거야』(2015. 문학신문사), 『그대가 있어 내일은 밝을 거야』(2016. 문학신문사), 『내일이 있어 미소 짓다』(2017. 문학신문사), 『갈매기의 꿈』(2018. 문학신문사), 『사랑 이야기』(2020. 문학신문사), 『희망의 속삭임』(2021. 문학신문사), 『희망이여 아름다움이여』(2022. 문학신문사), 『황혼의 샘터』(2024. 문학신문사)를 출간했다.
수필집을 발표하면서 2013년에 ‘한글문학상’, 2014년에는 ‘세종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7년에는 ‘2017 우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내가 쓴 수필집들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과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들을 썼다.
어릴 적 일본 북해도에서 살 때 추운 겨울 새벽에 부모님보다 먼저 일어나 난로에 불을 피웠던 일, 잠결에 오줌을 싸서 키를 머리에 쓰고 이웃 아주머니에게 소금 얻으러 갔다가 밥주걱으로 뺨을 맞았던 일, 해방 후 비료가 없어 개똥을 주워 논밭의 거름으로 쓰려고 새벽에 일어나 개똥 줍던 일, 소 먹이고 쇠꼴 베던 일, 모내기 때 무논에서 못줄 잡다가 물뱀을 보고 놀라 못줄을 놓아서 아버지에게 혼났던 일, 벼 베기하던 일, 보리 타작하던 일 등이 잊히지 않는다.
그중에도 특별히 내 가슴에 깊이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동네 뒷산으로 암소를 몰고 가서 풀을 뜯어 먹게 하고는 쇠꼴을 뜯다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 소를 찾았을 때 소가 보이지 않아 아버지께 야단맞을 각오를 하고는 쇠꼴 한 짐 지고 집에 왔을 때, 그 암소는 나보다 먼저 집에 와 있었다. 그날 저녁 송아지를 낳았다. 말 못하는 짐승도 자기 새끼를 낳을 때는 산이나 들에서 낳지 않고 반드시 자기 집으로 와서 새끼 낳을 자리를 가려 낳는 어미 소의 새끼에 대한 찐한 사랑을 보았다. 그 순간 내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꾸중 들을 일을 했을 때 성격이 급하신 아버지께서는 매부터 들었고, 나의 매 맞는 모습을 보시고 무척 속상해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려지면서 그것이 나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가난한 농부의 칠 남매 장남으로 태어나 어렵게 중학교에 입학해서 왕복 오십 리 먼 길을 걸어서 통학했던 일, 고교 시절 고향을 떠나 친지 집에 신세를 지며 어렵게 학교에 다녔던 일, 대학 시절 가정교사 했던 일, 대학 졸업을 앞두고 부산시청에 취직하여 졸업반 이수 과목인 생산 관리 학점 이수를 못해 담당 교수에게 사정사정하여 리포트를 써서 학점을 받던 일, 어렵고 고생이 많았으나 단기 복무의 특혜가 주어졌던 학적 보유병으로 최전방 오성산 아래에서 근무했던 일, 군 생활 중에 감찰 검열, 지휘 검열 등의 준비와 고난의 행군을 굳건히 참고 견디며 수행했던 일 등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인내하는 큰 교훈을 주었고, 나보다 어려운 자에 대한 베풂의 아름다움과 베풂의 기쁨을 깨닫게 하여, 사랑과 자비와 평화의 소중함을 흠뻑 느끼게 하였다. 이런 나의 지난날은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배우는 수련장이었고, 그 수련장에서 얻은 배움에서 우러난 것들을 나의 글에 담았다.
또한 친구들과 식사를 같이 하며 옛일을 회상하고 건강을 얘기하고 같은 취미 활동을 즐기면서 가치 있는 인생을 논하고 내일을 얘기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도움도 크겠지만, 내 가족들과 친구들이 나를 생각하고 염려해 주는 사랑을 나에게 베풀기 때문이다. 이러한 베풂에 보답하기 위해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의 인생에 한 점의 행복이라도 만들어 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온 마음을 다하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하든 항상 푸르름을 뽐내며 모진 비바람과 살을 에는 추위에도 꿋꿋이 살아가는 소나무처럼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이겨 낸 후 어려웠던 고난을 포근히 끌어안고, 그것들이 들려주는 말에 귀 기울이며 좀 더 깊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글로 남겨, 그 글이 교훈이 되어 후배들의 인생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라도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서 이 나라 이 사회가 발전하는 좋은 메아리가 되어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정신적 면에서도 투철한 국가관과 베풂 정신의 함양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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