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서리 맞은 돌 밑얼어붙은 땅 마른 이끼 위엔소름 돋아나고엎드려 숨죽인 세월 지나얼음 풀리는 날 잊었던 생각 실타래 풀리듯다시 숨 쉬는 날에순백의 날갯짓하며가까이 다가오는그대 모습 경이롭다 솟아오른 연둣빛 화관모(花冠帽) 쓰고 풋풋한 생명줄 하늘로 솟구친다수정궁에서 솟아오른 요정처럼 그대 미의 사신이여 맑은 눈
- 맹숙영
찬 서리 맞은 돌 밑얼어붙은 땅 마른 이끼 위엔소름 돋아나고엎드려 숨죽인 세월 지나얼음 풀리는 날 잊었던 생각 실타래 풀리듯다시 숨 쉬는 날에순백의 날갯짓하며가까이 다가오는그대 모습 경이롭다 솟아오른 연둣빛 화관모(花冠帽) 쓰고 풋풋한 생명줄 하늘로 솟구친다수정궁에서 솟아오른 요정처럼 그대 미의 사신이여 맑은 눈
거금도에 한번 오겠다고 여러번 말했던록영이가 드디어 거금도에 왔다후배 한 명을 데리고 직접 운전을 해서서울에서 거금도까지 먼 길을 달려왔다 녹동에 가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회를 먹고거금도 일주도로를 따라 김일 체육관, 익금 해수욕장, 오천 해변, 청석 해안 절경을 구경하고집으로 돌아와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사삭사각 사각이는 밤의 소리를 듣는다 비를 걸치고 비에 묶여 끈끈한 너의 향기에 취한다 단상의 시간, 인용과 형식이 나를 지운다 허밍으로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너의 하얀 손끝을 스쳐간나뭇잎 한 장 주워들고가로등 없는 거리를 방황해 볼까새의 날개를 빌려 기차를 쫓아가 볼까 밤의 냄새가 몸부림으로 다가올 때 너와 나 사이엔 또 다른 비가, 하
단원의 그림을 가까이 더 가까이 보려다이마가 유리에 쿵그림과 이마 사이에서 반짝이는 쿵 너도 그래본 적 있니? 세상 다 아는 척 당돌하게 굴다가뜬금없이 나자빠지는 기분어쩔 줄 몰라 허우적거리면옆 사람은 활짝 웃겠지만 그래도 괜찮아 누구라도 비집어 볼 수 있게 한 번쯤 쿵넘어지고, 잡혀주고 또일어서는 그런 한 번
녹색 마을 산들은젊음으로 가득 찬 기운을 준다시냇물 소리는 젊은 봄처럼씨앗을 심는 농부의 마음 같다젊음 그 말은 참 아름다운 말이다가난해도 젊음 하나만으로 큰 부자이고실패를 하고 실수를 해도젊음은 고난의 시절을 만회할 수 있는 날들이 온다 나이가 들어도 젊은 마음으로 살자심신이 청춘이면 얼마나 아름다운가늙어서 젊은이처럼 배우는 마음 얼마나 고상한가
초대하지도 않았는데기억 하나가 찾아왔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허름한 돌담그 아래 한 아이가오른손 검지를 왼손으로 움켜쥐고쪼그려 앉아 있다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따뜻한 핏물이 흘렀다 작두날 가는 아버지를 보고몰래 따라 해 본 순간정말 찰나였다손가락에 아버지가 갈아놓은작두날이 스쳤다 손가락을 움켜쥐고 앉은 돌담 밑은 따뜻했고&n
병풍처럼 둘러선 숲,숨결처럼 푸른금오도 비렁길 걷는다. 해풍은 숲의 갈피마다노래를 심고파도는 은빛 부채질로유람선의 발끝을 간질이고여름 햇살은 바다 위에서금빛 언어를 길어 올린다. 절벽 위로는 바람이 쉬어가고, 숲길 아래로는 파도가 달려간다. 사람의 발자국과 새의 노랫소리 그 사이로 섬의 고요가강처럼 흐른다.&nb
얄미운 세월 토닥이며 뚜벅뚜벅지구를 공전하던 시곗바늘한 순간엇박자에 가던 길 멈춰 서 있네 허름한 초가삼간 벽시계도고대광실 고풍스럽게 장식한괘종시계도예외는 아닐진대 한 치의 오차 없이 노를 저으랴공정한 눈금만을 고집하던올곧은 뱃사공 청춘의 꿈 가득 실은세월의 수레바퀴 추억하다 그만길 잃은 망부석 되었어라
여기,어스름한 삼한의 농경시대백성 백성만을 위하여 쌓아 올린의림지(義林池)와 태백의 줄기 골짜기마다사람 사람에게 살이 되는 약초로약령시장(藥令市場)을 열었던‘자연치유도시’ 오늘은,구릿빛 담금질에 땀 훔치며한 겹 한 겹 시간을 엮는띠앗머리 의병의 후예로서 너를 원망하지 않으며〔不怨勝者〕내게서 허물을 찾는〔反求諸己〕 마음안으로 안으로
이 시대는더 이상 미인을 생산해 낼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 있다고 해도 공허한 가슴이 슬프고가슴이 차도 새처럼 떨지 않는 것이 슬프다 쇼윈도의 마네킹이 아름답다무심코 지나치는 행인의 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표독스런 고양이의 앙칼진 울음에선살기만이 느껴질 뿐이다 머리맡에 총을 두지 않고는 잠들 수 없다까마귀 빛의 망토를 걸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