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5월 6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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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파전에 막걸리가 생각나네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바라보며
고인 물에 파문이 일어나
시장 골목길 난장 난장 울려 퍼질 때
막걸리 한 잔에 파전 한 조각 씹으며
어느 시인의 낭만을 생각해 보겠네
비가 오면
왕십리 사는 박 작가에게
소식을 전하겠네
파전 맛있게 하는 집
곁들여 막걸리 시원한 집
발코니에 앉아
지성을 이야기하고
숙명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게으름과 여행과 연필이
왜 중요한지에 대하여
말이 되고 안 되고
조근조근 말해 보겠네
그래서 막걸리에 취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에 어깨를 적시며
돌아와 자리에 눕는
비 오는 하루에 대하여
왕십리 파전집에서
박 작가와 이야기해 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