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광주 새벽 난장에서 다슬기 무더기가 눈에 띄었다 요즈음에는 쉽게 볼 수 없던 터라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6·25 전쟁통에 피난살이로 나는 외가에서 석 달을 보냈다. 드들강이 가까운 부근 냇가는 꼬마들이 여름 한철나기에 알맞은 놀이터였다. 바깥세상 돌아가는 것은 어른들의 걱정이고 우선 학교 안 가고 시골로 내려와 사는 피
- 문예자
남광주 새벽 난장에서 다슬기 무더기가 눈에 띄었다 요즈음에는 쉽게 볼 수 없던 터라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6·25 전쟁통에 피난살이로 나는 외가에서 석 달을 보냈다. 드들강이 가까운 부근 냇가는 꼬마들이 여름 한철나기에 알맞은 놀이터였다. 바깥세상 돌아가는 것은 어른들의 걱정이고 우선 학교 안 가고 시골로 내려와 사는 피
요즈음 시골에 유기견들이 너무 많다. 도회지에서 키우다가 싫증이 나거나 무슨 사정이 생기면 멀리 시골에 버리고 가는 것 같다. 내가 퇴직 후 돌아와 머무는 고향 마을에도 그런 개가 여러 마리 있다. 이들이 꾀죄죄한 몰골로 다니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도대체 잠은 어디서 자며 먹이는 어떻게 구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설령 잠은 빈집 처마 밑 이나 들판
몇 년 사이 우리 경제가 많이 침체되어 있다. 생활물가는 뛰고, 기업은 기업대로 힘들다고 한다. 나라 살림도 휘청거린다고 하니 누가 나를 도와줄 것인가? 그래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느냐? ”고 물으면 “죽지 못해 산다”고 대답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리라. 그래서 우리는 죽는 날까지 살아내야만 한다.
잊을 수 없는 사람이라 하면 1983년 6월 30∼11월 14일까지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뇌리에 박혀 떠오른다. 78%라는 높은 시청률이 말해주듯 매일 이어지는 생방송을 틈만 나면 쳐다보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산가족 상봉 당사자야 말할 것도 없고 시청자 모두 감격으로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때의 방송기록물은 2015년 유네
나는 100여 종류의 수목화초에 묻혀 매일 매일 그들과 정겹게 대화를 나누며 살아갑니다. 그 중에서도 사철나무인 동백을 가장 좋아합니다. 늘 푸른 기상과 립스틱 짙게 바른 여인의 입술 같은 꽃도 좋지만 그보다도 나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과 꿈을 심어준 나무이기에 더욱 그러합 니다.초등학교 시절 우리 마을에는 인심 좋기로 소문난 ‘최 부자’집이 있었습니다.
비록 작고 대수롭지 않은 물건이긴 하지만 손수건에는 다양한 삶에서 비롯된 수많은 사연과 의미가 담겨 있으니, 고백과 다짐과 애정과 이별과 눈물 등등이 바로 그것들이다.‘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 시구 속의 손수건에는 이상향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헤어지자 보내온 그녀의 편지 속에 곱게 접어 함께
긴 장마가 계속되면서 엊그제부터는 비가 더욱 많이 내렸다. 호우경보도 계속되면서 물난리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언제나 겪어야 되는 자연의 이변과 변화가 반복되면서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를 느끼게 된다. 올해는 커다란 자연재해 없이 장마철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시작인 줄 알았는데 거의 끝나가는 계절의 정점에 이르면 이내 새로운 계절을
가을은 화려함으로 시작하여 쓸쓸함의 낭만으로 갈무리하며 한 계절을 보낸다. 화려함이란 붉은 가을 단풍과 노란 은행잎으로 이야기된다고 말할 수 있다. 붉고 노란 단풍은 모든 이들을 설레게 하고 들뜨게 한 다. 그래서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가을을 남자와 여 자가 연인이 되어 가을을 즐기는 낭만에 대한 계절의 시적 표현이라고도 말한다. 항상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를 타면 안심이 된다. 주소만 넣어주면 어디든 가는 길을 알려주니 뭐가 걱정인가. 사람 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위치 정보는 물론, 벌금 단속 구간까지 알려주는 배려에는 웃음이 난다.오십년차 운전사인 나는 처음 그것을 봤을 때 마치 공상과학영화 속에 들어온 듯 신기했다. 요즘엔 보행자용 길도우미도 서비스 중이라니, 뭔가 불편한게 있으면
1944년 내가 일본인 산파의 도움으로 태어날 때 외할머니는 두 손을 비비며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을 외우셨다고 한다. 며칠 후, 수표교회 목사님이신 하얀 두루마기의 친할아버지는 내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 하셨다고 했다. 아버지는 고추 대신 숯을 바꾸어서 대문에 금줄을 걸으셨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과 부처님의 은혜와 자비를 고루고루 받고 태어났다.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