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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고려장(高麗葬)

현대를 백세 시대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아흔을 넘어 백세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적지 않다. 연세가 그렇게 많다면 어딘가 건강이 안 좋을 만도 한데, 건강은 또 건강대로 좋아서 일상생활을 아무 불편 없이 해내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음을 본다.내가 아는 지인의 어머니는 올해(2022년) 아흔다섯인데도 혼자서 밥하고 빨래도 하면서 건강한 나날을

  • 조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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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충절의 식물 제라늄

“잎이 시들었다고 뽑아내지 말라.”이는, 집에 다니러 왔다가, 화려한 제라늄 꽃을 보고 욕심을 부리며 화분을 가져간 딸아이에게 한 말이다. 꽃이 지고 누렇게 변한 잎이 떨어지면, 앙상한 줄기만 남은 제라늄의 모습은 죽은 나뭇가지처럼 볼품이 없다. 죽어 가는 줄 알고 그냥 뽑아버리는 이들이 많아서 전화로 뽑아내지 말라고 알려 준 것이다. 붉게 핀 화려한 제라

  • 이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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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입춘이 멀지 않았는데 혹독한 엄동설한이 물러가지 않고 버티고 있다. 우수 경칩에 이르면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와 반달곰이 굴에서 뛰쳐나와 제 세상 만난 듯이 껑충껑충 뛰어놀게 될 것이다. 겨우내 땅속에 묻혀 있던 각종 씨앗들은 서둘러 싹이 트고 뿌리가 내린다. 그 연약한 몸체로 흙과 돌 틈을 헤집고 땅 위로 솟아오르게 될 것이다. 지난가을에 단풍 되어 떨어져

  • 정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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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노고단의 신비

휴식 중인 지리산 심원계곡에서 노고단까지 식물 분포를 조사하기 위하여, 탐구 대원들은 관광버스 일곱 대에 탔다. 아침 7시에 버스는 교육청 마당에서 힘찬 출발을 했다.조사단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와 대학교수, 교육청 장학관 등이다. 그곳 식물을 조사하고 채집하여 표본을 제작하고 식물의 분포와 생태를 조사하고 변동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나는 내년에 퇴

  • 이재영(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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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엔드핀(endpin)

엔드핀은 늘 바닥 가까이 숨어 있으면서도 첼로의 모든 무게를 받아 낸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철 끝 하나가 악기의 울림을 지탱한다는 사실이 문득 새롭게 다가온다.나는 오늘도 공원길로 천천히 걸어 나간다. 산책 친구가 함께할 때도 있지만, 혼자일 때가 더 잦다. 혼자일 때는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소리책이나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한 시간 반쯤 이어지는

  • 이지원(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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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병오년의 서원

십 년 전쯤 새해 인사차 은사님 댁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제자들에게 새해 아침에 있었던 농담조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해가 선생님 연세가 80세 되던 해였으니까 이 제자의 올해 나이와 같다.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사모님께 큰 소리로 “여보! 내 눈 떠도 되나?” 하니, “눈 떠도 돼요!” 하는 대답을 듣고 일어났다는 우스갯소리였다. 그때 항간에는 여

  • 김형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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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걷기, 자주 찾는 곳

일주일에 3∼4회는 족히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늘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 걷고 싶은 마음으로 묵직한 가방을 메고 야무진 발걸음으로 찾는 곳으로 향한다.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이다. 두 가지가 해결이 되어 줄 것으로 믿으니 즐거운 마음이다. 집 서재에서 책읽기와 글쓰기를 제2의 장소에서 지내는 것도 흥미를 돋워준다. 신문보기나 책읽기가 지

  • 황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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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빛나는 시간

저 멀리 보이는 신선한 아침빛을 맞으러 간다.강가로 향하는 지금은 아직 하루가 온전히 열리지 않은 시간이다. 온밤 내 쉼 없이 달려 이곳까지 온 강물은 아침을 싣고 드넓은 바다를 향해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있다. 햇빛을 받은 물빛은 강물의 흐름과 반대쪽에서 서서히 다가오고 있어 해가 가까워질수록 그 빛도 점점 가까워지리라.강물과 흐르는 방향을 같이 하며 천천

  • 이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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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통영 봄바다

여행은 떠나기 전 배낭을 꾸릴 때부터 설렘을 동반한다. 누구와 떠나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지고,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요즘은 여행 문화가 발달하여 시간이 되면 어디든 떠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곳곳을 찾아다니며 즐기려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지난해 2월 갑자기 통영에 가게 되었다. 정년퇴임 후 노익장을 과시하며 테니스 치던 분들과의 만

  • 김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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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 74호 그날의 기적

청계산 산자락에 연분홍 진달래가 피고 아파트 산책로에 봄바람이 불어오면 내 마음을 밖으로 불러내는 것 중에 하나가 운동이다. 이제는 골프도 대중의 운동이 되어 누구나 공을 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굳이 경비가 좀 드는 필드에 나가지 않아도 스크린골프를 비롯해 실버를 위한 강변의 미니 골프장까지 있는 세상이 도래했으니 말이다.필드에 가면 승부욕의 발동으로

  • 현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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