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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담석증으로 고생한 이야기

나는 80평생을 사는 동안에 세 번에 걸쳐 큰 병으로 고생하였고 병원 신세를 지었다. 한 번은 위염, 십이지장궤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번째는 담석증으로 담낭제거수술을 받았다. 세 번째는 담관에 돌이 박혀 담관시술을 받았다. 공통점은 복통으로 견딜 수가 없어서 병원에 안 갈 수가 없게 된다. 암이 무섭다고 하지만 내가 앓은 병도 나로서는 무섭다.내가 서

  • 한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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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난 지금도 손을 든다

저만치서 버스가 달려오면 내 앞에 멈춰 설 때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계속해서 손을 들고 있다. 하차 승객이 없으면 그냥 지나칠 것 같은지 레짐작 때문이다.난, 버스를 즐겨 탄다. 낯선 사람들 얼굴도 보고, 각양각색의 생활상도 볼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을 선호한다. 5일마다 찾아오는 장날의 골목길을 비집고 다니면서 시골 아낙들의 제철 먹거리들을 흥정, 구입해서

  •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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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앰비슈머(Ambisumer)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다시 후덥지근한 열대아가 지속되는 여름날이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부지런한 새댁은 예쁜 볼웃음을 짓는 기분 좋은 그녀다. 집 앞에 있는 대형마트의 생수가 비싸 500m 떨어진 슈퍼에서 사온다고,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들어온다. 문득 젊은 날의 내 모습이 생각나 피식 웃었다.계절이 두어 번 바뀐 주말 오후 엘리베이터에서 그녀의 가

  • 이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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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늙어 간다는 것

간만에 팔레트에 물감을 짜니 물감이 바짝 말라서 튜브에서 나오질 않는다. 오래 전 한국화를 그릴 때 하얀 화선지 위에 여백을 적절히 살리면서 농담을 맞추어 색을 입혔던 소나무, 자작나무, 연꽃 등. 코로나 이후 문화센터에서 셔틀버스도 운행이 중지되었고, 나이가 회원 중 제일 많은 70대가 되고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 자꾸만 위축된다. 없으면 허전하고

  • 윤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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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윤동주문학상 수상 작가 우수문학선집(월간문학출판부)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문학상 수상 작가 우수문학선집은 윤동주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시 작품을 모아 묶은 시집이다. 2회부터 39회까지 50명의 작가들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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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혼자라도 충분해(월간문학출판부) - 이상과 일상의 형상

많은 날들을 돌아 돌아 이제야 제자리로 왔다. 이제 잡고 가야 할 삶의 푯대가 생겼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가보려고 한다. 그렇게 작품에 임하는 심정을 고백하고 있다. 첫 수필집을 내는 각오이기도 하다.진솔하고 자유분방한 화제와 담론들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살아온 역정을 고스란히 쏟아놓아 생동감을 주고 있다.아버지와 어머니 할머니 그리고

  • 최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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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시냇물의 기도(월간문학출판부) - 늘 따스한 시선의 작품

김문주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자아를 성찰하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는 마음이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내가 있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한다는 불교의 유아독존 사상, 또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사상과도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없다면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것은 내게로 오고 내게서 간다는 깨달음이다. 불교에서

  • 김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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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꽃잎에 물소리를 담다(월간문학출판부) - 머물지 마라

산비탈을 누르는 노을이 기운다햇살이 쏟아져도 머물기만 하더냐갈피를 못 잡는 마음 응석 한 번 부려볼까 고독이 무너지니 찬 이슬이 구른다지독하게 더운 날 물 한 잔을 청해 봐도여백을 찾아야 했었다 빼곡히도 쌓여 있다 시간은 바람을 이겨내며 가고 있다무거운 상처는 꽃이 되어 피었으면저무는 해 그늘 아래 또 하루를 밀어낸다. 경진희 시

  • 경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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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바람의 편지(월간문학출판부) - 나를 듣다

풀숲에홀로 우는귀뚜라미 소리 또르르, 또르르소리의물결 따라들어간 동굴환한 달팽이관 태고의신비인가하늘의 말씀내가 나를 듣네. 송병국의 시집 『바람의 편지』는 시인이 직접 번역하여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실린 영문 번역 시집이다.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면 시는 그 집의 창문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자연환경 또는 인간사회와 자신의 내면세계와의

  • 송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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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 70호 사랑은 때로는(월간문학출판부) - 사랑은 때로는

사랑은 때로는네 곁에서 떠나주는 것이다구름이 걷히면 푸른 하늘이 빛나듯 사랑은 때로는가던 길을 돌아서 주는 것이다바람이 잦아든 풀들이 다시 일어나듯 그렇게 조용히그렇게 살며시구름이 걷히듯이바람이 잦아들듯이 사라지는 것이아름다울 때가 있다 김재완 시집 『사랑은 때로는』에는 조용조용 속삭이는 듯한 시인의 시편들이 들어 있다. “너는

  • 김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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