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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자연은 살아 있는 창작실

아침에 일어나니 산이 밤새 뿜어낸 입김처럼 집 주위로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사이로 어른거리는 꽃과 나무들, 밝은 날 느끼지 못했던 풍광이 다양하고 몽환적이다. 갖가지 사물들이 속삭이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자연은 ‘살아 있는 책’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서재가 창작실이라면, 철 따라 새로운 모습과 얘기를 들려주는 자연 또한 살아 있는 창작실이다.내가 창

  • 하청호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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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연립주택 공사

개미들이 힘 모아집짓기 공사 한창이다.출입구는 침입자 방어용으로 아주 조그맣게비밀통로도 하나 더 숨겨놓고들락거릴 흙 발판은 조금 부드럽고 넓게울타리는 단단한 영역표시로커다란 원형지붕동글동글 연립으로 이어놓았다.엘리베이터 없어도집 호수 붙여놓지 않아도다세대 가족 모두 품어 안을 이음 주택땅속 깊은 곳까지정확한 연결 코드 만들어 놓았다.

  • 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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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티바의 눈물

“네 장난이 지나치구나. 친구들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도 모른 다면 호하우 행성에서 살 자격이 없다. 가장 낮은 것이 되어 너 를 돌아보아라! ”왕의 말이 끝나자마자 티바는 공 모양의 투명한 우주선에 갇 혀버렸어요.우주선은 둥실 떠올라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고 광활한 우주 속으로 날아가기 시작했어요.호하우 행성은 우주에서 가장 진보된 문명을 가지고 있고, 가

  • 한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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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민조시 고찰

민조시 천부경 81글자의 수리를 근거하며 3·4·5·6 조의 정형 리듬과 율조에 의한 18자의 시가 곧 동이민족(백의민족)의 민조시 기원이다.기원 최초의 민조시「도실가」기원 1만 2천년 전 마고성에서 백지소라는 이가 소(巢)의 난간에 열린 넝쿨에 포도를 먹고 깨우침을 얻어 노래를 지었다. 「도실가(萄實歌)」는 인류가 처음으로 지혜를 얻었지만 자재율을 잃어버

  • 김운중민조시인·한국문인협회 민조시분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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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기다려야지

파란 하늘이 햇살에 눈부시게 쏟아진다. 푸른 하늘이 머리 위 에 내려앉고 있다. 낮에는 온몸이 살랑살랑 봄바람이 내 몸을 덮 어준다.별들과 소곤소곤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즐거움이다.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바람과 훨훨 춤추며 세상구경 하는 소쩍새가 부럽다. 매일 엄마의 손에 붙들려 있다.“너는 바람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있어도 엄마가 먹

  • 전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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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9 667호 우리는 특별한 시험을 보았다

그날도 철신이와 몇 명의 아이들은 이미 교실에 와 있었다. 헌수는 책가방을 책상 위에 놓고는 철신이 옆으로 가 앉았다. 셜록 홈즈가 나 오는 추리소설이라면 빼놓지 않고 읽었다는 철신이가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할까 기대하면서.“참 편리한 세상이야.”철신이가 아이들을 한번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지금은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되거든.”철

  • 구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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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8 666호 봄이 오는 비

나뭇잎이 한 잎도 없이 모두 떨어진 앙상한 나무들과 땅속에 얼어붙은 풀싹들은 죽은 듯이 가만히 옹크려 그 지독하고 매서 운 추위를 이기고 견디며 봄이 오기를 꿈꾸고 있습니다.때때로‘윙윙’소리치며 불어 닥친 눈보라는 하늘을 찌를 듯 한 키다리 나무나, 꼬마 난쟁이 나무나 가리지 않고 마구 때리며 지나갑니다. 이럴 때면 나무 껍질이 얼어서 터지고 갈라지는 아

  • 강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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