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생각해 보면, 인간은 미래지향적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어제가 되고, 그것이 쌓이면 옛날이 되어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면, 그 기억마저도 없어져 버린다. 과거가 없는 현재가 존재할 수 없듯이, 현재가 없는 미래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 현재가 있어 나의 존재가치를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그것은 현재라는 오늘
- 최인규
조용히 생각해 보면, 인간은 미래지향적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이 어제가 되고, 그것이 쌓이면 옛날이 되어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면, 그 기억마저도 없어져 버린다. 과거가 없는 현재가 존재할 수 없듯이, 현재가 없는 미래도 있을 수 없을 것이다. 그 현재가 있어 나의 존재가치를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인지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그것은 현재라는 오늘
체온이 40도다. 해열제를 먹고 젖은 물수건을 올렸지만, 이마는 불덩이였다. 중추절 연휴가 끝나 동네 의원을 찾았다. X레이를 판독한 의사는 위급하다며 빨리 큰 병원을 가라고 했다.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의 침대에 누웠다. 갑자기 옆 침대에 있던 환자가 중환자실로 실려 갔다. 숨을 쉴 때마다 어깨, 복부, 옆구리를 칼로 찌르는 듯한 흉
천 년이 넘은 온돌방이 있다. 칠불사에 있는 아자방이다. 그동안 복원 공사를 마치고 원래 모습으로 완공되어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들었다. 자연이 푸르름을 더해 가는 4월 말이다. 가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경남 하동 쌍계사에서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면 칠불사가 나온다. 칠불사에는 스님들이 수행하던 온돌방이 있다. 이 온돌방이 있는 건물이 1948년 ‘여수
전시장을 발싸심한다. 작가의 혼이 녹아든 예술품 앞에서 진선미에 잠기는 일은 얼마나 멋스러운지. 의도하지 않았어도 이름난 피서지나 다름없는 쾌적함은 덤이다. 실은 동행 인에게 당신이 저 화가같이 잘 산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대형 전시장은 다섯 면이 온통 컬러풀하고 화려하다. ‘원래 내 것은 하나도 없다’, ‘만병의 근원은 성냄에
얼마 전 소식이 뜸했던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요즘 뭐 하고 지내?”“문학지에 수필 한 편을 제출해야 해서 컴퓨터와 씨름하는 중이야.”“음, 그거 요즘 간단하잖아? AI를 이용해 봐. 넌 금방 배울 텐데….”컴퓨터에 능한 그녀의 유혹이 내게 달콤하게 들렸다. 요즘은 AI(Artificial Intelligence), 즉 인공지능이 발달되어 필요한 정
등을 켠 듯 작고 앙증맞은 노란 수박꽃. 꽃말이 ‘큰 마음’이라더니, 꽃이 진 뒤 커다란 수박을 매단다. 수박 크기만큼이나 꽃말도 넉넉하다. 여름이면 수박 한 통으로 대가족도 너끈히 먹을 수 있으니 과연 그 꽃말이 허사가 아니다.우리가 탄 버스는 1박 2일로 대구 문학 행사에 들렀다가 다음 날 서울로 올라가는 도중에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다. 여선생님은 바
소설가 윤고은은 잘못 갈아탄 지하철에서 그녀가 봤던 것과는 다르게 열차 안으로 길게 들어오는 햇빛을 마주했다. 그때의 장면을 “낯선 것을 살피느라 마음의 조리개가 서서히 움직였다. 어쩌면 그것은 시간을 만지는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 그립감’ 같은 것”이라고 신문의 칼럼에 쓴 적이 있다.시간을 만지는 느낌, 내겐 그 영화 <1986 그 여름 그
산천초목이 꿈을 낚으려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봄날 아침이다. 산을 좋아하여 주말마다 산행을 하던 옛 동료가 생각났다. 그는 한국의 산 중에서 운길산에 있는 수종사의 전망이 으뜸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후 가보고 싶은 산의 첫 번째가 되어 마음속에 늘 품고 지냈다.가는 길이 험하다니 겁도 나고 바쁘게 살다 보니 수종사 가는 일은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날씨가 화창한 날은 왠지 심리적으로 안정이 안 된다. 내 마음은 그 속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지 않고 있다. 밀린 원고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서인가. 바라보고 있던 노트북을 닫고 밖으로 나간다.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소년들이 시끄럽다. 두 명의 개구쟁이 형제들이다. 내 손주들처럼 연년생으로 보인다. 키도 목소리도 그만그만하다. 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은 것은
아들과 술상머리에서 가끔은 논쟁을 벌인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어 이치를 깨달을 나이는 되었다.사학과를 졸업한 아들은 서양사학이 전공이라 동양사학이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는 그렇게 조예가 깊어 보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동서양 사학을 배운 입장이라 어느 정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명색이 사학과 출신이라 역사에 있어서는 나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