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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문학관

한국문인협회 로고 이진형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10월 6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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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국립한국문학관 착공식이 있었다. 은평 뉴타운 북한산 기슭 옛 기자촌 넓은 부지에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아름다운‘문학 빌리지’건물이 공사 중이다. 은평마을에 20여 년을 살면서 뒤늦게 글쓰는 일에 매달리고 있는 필자에게는 성대한 준공식이 기다려진다. 그동안 문학관 유치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제발 우리 지역이 선정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어느 날 불광동 네거리에 걸린 유치 확정 현수막을 보고 쾌재를 불렀다.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던 숙원사업인가. 그간 정부의 공모 절차에 따라 여러 지역이 경쟁을 벌여 가슴을 졸였으나 엄격한 심사기준에서 제일 앞선 은평 기자촌 부지가 최종 선정됐다.
옛 기자촌 부지는 북한산 정기가 서린 곳으로 1969년 한국 기자협회 무주택 기자 335명이 거주하였던 보금자리 땅이다. 2006년 은평 뉴타운 건립에 따라 완전 철거되기까지 37 년간 격동기를 취재한 현장 기자들의 안식처였고 수많은 언 론계 인사와 국가지도자들을 배출한 곳이다. 이처럼 유서 깊은 곳에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확정한 것은 아주 잘된 결정으로 두믓한 마음이다.  고두고은평지역을 상징하는 대표기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하니 흐
설립추진위원회의 심사기준은 대표성, 상징성, 확장성, 접근성, 국제 교류가능성, 평화지향성 6개 항목으로 공모에 응한 26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심사를 하였다. 서울역 자리, 파주 출판단지, 은평구 기자촌, 파주 헤이리 부지 등 4개 지역은 추진위원들이 직접 방문하여 제반 여건을 확인하고 심도 있는 토의와 심사를 거쳤다. 추진위는 후보지 확정 후 법인설립, 정관, 조직, 임원, 심벌마크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2019 년 4월 23일 공식 출범하였다. 초대관장 염무웅씨에 이어 2대 관장으 로 문정희 시인이 부임하였다. 부지 확보는 지난 1월 2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주택공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SH공사’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았다. 건물설계는‘디앤비건축’이 국제공모작으로 외부 경관을 중시하는 4건 5관의‘문학 빌리지’를 설계하고 건물 공사는‘HJ중공 업’이 시공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 국립한국문학관이 건립된다는 사실은 그 의미가 매우 크고 은평구민에게는 파안대소 할 수 있는 큰 기쁨을 안겼다. 은평지역에는 유명 문인들과 많은 언론인이 거주했던 지역으로 이미 문화예술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다. 정지용 시인을 비롯하여 김훈, 이호철, 최인 훈, 신달자, 황순원, 조정래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이 이곳에서 왕성한 문학활동을 펼쳤으며 현재도 수백 명의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문학마을이다. 또 천년고찰 진관사를 비롯하여 은평한옥마을, 역사 박물관, 금암미술관, 사바나미술관, 한국고전번역원, 한문화체험관, 서울기록원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통일문학관과 이호철문학관이 설립 추진 중에 있고 예술인마을도 조성 예정이다. 장차 이 지역은 한국문학의 메카로서 셰계적인 명소로 알려지면서 한국을 찾는 작가들의 발걸음이 잦아질 것이다. 사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세계작가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었지만 한국문학을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 식당으로 안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학의 전당이다. 설립 취지문에서 한국문학 진흥을 도모하는 집합체이자 문학 유산들을 후대에 전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나라 안팎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학자료를 총망라하고 유실 훼손되고 있는 원본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한다. 또 지역문학관과 연계한 DB사업을 구축하여 디지털 온라인 기능을 구현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상징 공간으로서의 문학관을 지향한다. 2019년 법인 설립 이래 멸실위기의 희귀자료 85천여 점을 수집하였고, 국내 대표문학 소장가로 알려진 고 하동호 교수의 소장자료 55천여 점을 기증받았으며 고 김윤식 선생 유산 30억 원 기부 협약식도 가졌다.
개관에 앞서 몇 차례 학술대회와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청와대 춘추관에서‘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란 주제로 특별 전시회를 가졌으며 오는 9월부터는‘국립한국문학관 소장 희귀자료전’이 2개월간 열린다. 은평역사박물관에서는‘삼국의 여인들, 새로운 세계를 열다’란 주제로 문학관의 대표소장 자료인『삼국유사』를 소개 하고 삼국의 여인들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가졌다. 또 이곳에서 50년 간 은평지역에 거주한 분단문학의 거장 ‘우리가 몰랐던 이호철’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제 국립한국문학관 아름다운 건물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기자촌 옛터에 자리 잡는 그날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그야말로 명당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뒷배경은 한 폭의 그림 같은 북한산 봉우리가 감싸고 있고, 이미 잘 다듬어진 근린공원은 야외학습장이나 시낭송 마당으로 최적의 장소다. 바로 연결되는 북한산 들레길을 걷는 사람들도 이 멋진 건물과 주변의 경관에 매료되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와, 멋지다”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겠지. 꽃말이‘기다리는 마음’인 원추리꽃이 피는 계절이다. 원추리 꽃말처럼 기다리고 기다리던 국립한국문학 관이 드디어 문을 여는 날, 감격에 겨워 더덩실 춤을 추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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