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삶의 기로에 서서현실이 내뿜는 연기에몽롱해집니다자그마한 개인의 일이풀리지 않아 허망해질 때 답답하죠지인이 알고 너그러이실타래를 살살 당겨주면 훨씬 가볍죠이쪽은 가볍고 저쪽은 무거울 때 시소는 상대의 의중을꿰뚫어 보이죠어디 나도 한번 저질러 볼까? 쿵하면 정신이 번쩍 나씨익 웃어 버리죠상대가 가볍고 위협이 느껴질 때 소리 없
- 홍인숙(서울)
막막한 삶의 기로에 서서현실이 내뿜는 연기에몽롱해집니다자그마한 개인의 일이풀리지 않아 허망해질 때 답답하죠지인이 알고 너그러이실타래를 살살 당겨주면 훨씬 가볍죠이쪽은 가볍고 저쪽은 무거울 때 시소는 상대의 의중을꿰뚫어 보이죠어디 나도 한번 저질러 볼까? 쿵하면 정신이 번쩍 나씨익 웃어 버리죠상대가 가볍고 위협이 느껴질 때 소리 없
서슴지 않고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고단한 어깨 위에서 말라 버린새벽이슬 바라보고 있을 적엔저마다 지닌 그늘진 사연 짐작해 볼 수 있으리라온몸 던져 그려 놓은 운명처럼 오고 간 사람들의 눈길 사이를 가로질러신발 끈 고쳐 매어 동동거리는지터 잡은 외로운 밤 지나와 한 번 더 불질러 보자는 아침 햇살에 둘러앉아서슬을 세워 하룻날 시작하려 한 지금 이 순간거친
내 고향 민들레는첫사랑 순이 마음노오란 예쁜 꽃.하하 호호 웃음소리어깨동무 친구들의밝은 얼굴 그려 있고내 고향 민들레는언제나 따뜻한어머니 모습 닮은하이얀 예쁜 꽃.노을 속에 저무는앞산 허리에도 피어난고개 숙인 노오란 꽃.내 고향 민들레는솜사탕 홀씨 되어 날아간 이별의 노오란 꽃.
대부도 바닷가에서 고동을 주웠다고동의 안쪽은 미끈한 복숭앗빛 살결속은 보이지 않는다펄과 바위와 물에서 살아내느라겉에 거친 주름이 잡혀 있는데칸칸의 매듭을 최소의 간격으로접어놓은 것 같다파도와 싸우며 몸에 새긴한 칸 한 칸에 담은 물결무늬바다의 축소된 상형문자다고동의 가운데쯤 구멍이 나 있다저도 별을 보고 싶었던 날이 있었을까 그래서 집을 비우고 길
향기를 잃지 않는 사랑보리수 열매 눈웃음 그늘에도흔들리지 않고 우아하게풍기는 자태이기에예기치 못한 꽃이 피어난다맑은 숨결 붉은 향기천리향 꽃향기 휘날리며 맥박의온기는 풍경으로 빛난다맴도는 바람은 책갈피에 머무는 향기에 무인도 윤슬의 향연이다시간이 바늘 끝 위에 자리하고서천사들의 합창 울리는 사연들삶의 굴레에서 탐구와 진실 섬김영원히 머물고 모든 것
엄마가 죽었다밥도 따라 죽었다엄마는 밥을 약이라고 불렀다속이 쓰려도, 어지러워도, 배가 아파도, 밥을 찾았다 최후의 만찬도 물에 적신 한수저의 밥이었다밥,밥,밥보는 사람마다 밥을 먹이고 싶어 안달이었다밥먹고 가밥먹어야지더먹어그 밥이 마침표를 찍고 누워버렸다브레이크 타임도 없던 가정식 백반집뻐꾸기가 밥냄새를 토해내는 시간이 구석 저 구석에서 엄마의
북해도 어느 곳을 가면눈이 내려도 쌓지 않고비가 내려도 차지 않는소화신산이 있다솟구쳐 오른 화산의 정염이식지 않는 사계절대지의 숨처럼 당신을 기억한다평범했을 일상은 하루였지만당신을 만난 일상은 세월이 되어 소화신산의 뜨거움처럼 쉬이 식지 않을 것 같다화석이 되어버린 내 사랑을 북해도 눈밭 아래 남겨두고 북해도를 떠난다
파란 갓을 쓴 노란 자태옥빛 사파이어를 품었다폭풍우 몰아치는 한밤엔휘어지는 가지에 매달려안간힘을 다할 때아무도 눈길 주지 않았다나를 키워낸 것은햇살과 바람과 빗줄기하늘에 뜻을 품은아기 볼살 놀 빛 색조세파의 티끌을 벗기 위해수술대에 오른다바람에도 베일 듯여리고 아린 속살실끝에꿰인채처마 밑 나란히 줄을 서며서로가 눈빛을 교환하는 측은지심 가을 햇살
당신의 한 평생을 기억하다가 어느새 나도 당신처럼가슴으로 우는 법을알게 되었습니다당신의 엷은 미소 속엔사랑이 스며 있고당신의 헛기침 소리는아쉬움의 뜻이라는 걸말없는 침묵의 의미가나를 용서하고 있다는 것을당신의 눈물은 가슴속에 있기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지금에야 깨달았습니다인생의 희노애락을모두 얼굴에 그리고 사는 당신 이젠 제가 지
글로는 다 써내려 갈 수 없어요 어느 빛깔로도표현이 어렵습니다고운 음계로도 잘 짚어지지 않던 마음의 그림자 같은잠들지 못하여 뒤척이는그 많던 은하수 쏟아지던밤을 지나그리워그리워하다가다시, 허허로운 벌판으로 떠나는 고단한 여정 뒤로아주 잠깐씩 잊었을 때 아득하게 낯설게 마주하는 신기루 같은그대의 음성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