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4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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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에서 멀리 왔다
정오의 고개를 넘어
나른해지는 오후 3시
대합실에 모인 사람들은
각자 가야 할 곳으로 표를 끊고
버스를 기다린다
11번 게이트, 문 앞에 걸터앉아
생각한다
해질녘까지
아직 세 시간이 남아 있고
버스 타고 그곳에 도착하면
강둑 따라 피어 있는 코스모스 꽃길과
너른 들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 풍경을 볼 수 있으리
버스 시동이 걸린다
가슴을 흔드는 진동과 함께
이곳을 떠나는 아쉬움과
그곳을 떠올리는 그리움을 안고
3시 반 차는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