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4월 6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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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과는 생전에 일면식도 없는 장지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한 무리 기러기 떼가 석양을 물고 날아갑니다
검은 옷을 입은 신도들이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마지막 이별의 노래를 부릅니다
이별의 노래가 무덤에 묻힙니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이유 모를 슬픔의 물결이 가슴을 파고듭니다
이승에서 저승의 길은 가보지 못한 가깝고도 먼 길
언젠가 가야 할 외로운 길
늘 우리 곁을 맴돕니다
서럽지도 않은데 왜 자꾸만 눈물이 나는지
이유 없이 주책없이 눈물이 나는지
부끄러워 눈물을 감춥니다
알 수 없는 눈물입니다 그러나
거짓 눈물은 아닙니다
눈물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이유가 있다면 사족(蛇足)입니다
오늘의 눈물이 묘지에서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 되길
눈물 없는 세상보다 눈물 있는 아름다운 세상 되길
오늘 밤 꿈속에 푸른 별 하나가 더 나타나길
이별의 눈물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눈물은 이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