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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버츄 카드

역에서 택시를 탔다. 충남 아산의 모 학교로 ‘학교 시설 안전 인증 심사’를 가는 길이었다.같은 충청도인 때문일까. 반갑게 맞는 운전기사의 수더분한 말씨가 전혀 어색하질 않다. 나이가 좀 있는 것 같아 물으니, 벌써 일흔셋이란다. 나이 스물에 시작했으니 올해가 벌써 53년째란다. ‘아산 1호 택시 기사’라는 은근한 자랑도 말끝에 꼬리로 붙어 있다.지난 53

  • 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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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우거지의 넋두리

소고기로 우려낸 구수한 국물에, 비록 푸른 물기는 없지만 엽록의 풍미를 남겨 놓은 우거지를 넣고 녹진하게 끓인 우거짓국을 먹는다. 옛말에 ‘우거지 석 독 남겨둔 사람은 오래 산다’라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났다. 흔히 고생을 남겨두면 오래 산다는 뜻이니 우거지가 결코 좋은 음식이 아니라는 뜻일 거다. 그런데 입안에 은근히 스며들어 놓치기 싫은 감칠맛이 있는 게

  • 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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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서 있는 자를 위하여

나무가 보인다. 아무리 작은 나무라도 뿌리에서는 물이 오르고 줄기에서는 새싹이 움트고 끝에서는 꽃이 부활한다. 온몸으로 펼쳐 내는 조그만 변화를 지켜볼 때면 나무가 지닌 힘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자연은 늘 그런 변화로 우리를 일깨운다. 가지 끝에 달린 열매는 무언가 타이르는 동그란 입모양을 닮았다. 특히 무성한 잎이 산 전체를 가릴 때면 작고 약한 것이 세

  • 박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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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 677호 심심한 아기도깨비

도깨비 나라에도출산율이 낮아져서아기도깨비들이점점 줄어들고 있었어 도깨비 마을마다어른 도깨비들만 가득했지심심한 아기도깨비는방망이 하나 들고친구를 찾아서 마을로 갔어 개구쟁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와문구점에도 갔지만신나게 놀 수 없었어 그러다가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원으로 가는 아이를 따라 갔어 3시간이나

  • 이경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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