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을 수 없었기에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랑갈피마다 그리운 넋눈썹달로 젖어옵니다월광도 홀린 월영교우연히라도 만나고 싶은보일 듯 보일 듯이내 사라지는 실루엣호산(湖山) 명월에 꼬리 밟힌수줍던 사랑의 미로월광 소나타저토록 눈부신데 목메는 그리움 켜켜이 쌓입니다 스치는 바람으로도보고픈 사랑이제는시린 가슴 전율해도나만의 사랑인가요
- 김춘식(淸河)
붙잡을 수 없었기에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랑갈피마다 그리운 넋눈썹달로 젖어옵니다월광도 홀린 월영교우연히라도 만나고 싶은보일 듯 보일 듯이내 사라지는 실루엣호산(湖山) 명월에 꼬리 밟힌수줍던 사랑의 미로월광 소나타저토록 눈부신데 목메는 그리움 켜켜이 쌓입니다 스치는 바람으로도보고픈 사랑이제는시린 가슴 전율해도나만의 사랑인가요
산허리 끌어안고 맴도는 저 운무들어쩌다 미아 되어 산속을 헤매는가떠나간 형제자매들 창공을 날으는데운무는 초목들의 주변을 맴돌면서가족을 찾아달라 눈물로 애원애원숲속의 모든 산새들 애처롭다 재잘재잘인자한 아침 해님 햇살을 급히 보내 운무를 등에 업고 하늘로 달음박질 조잘대던 산새들은 허공만을 바라보네
허공에 뜬 구름무지개 다리를 건너농다치 고개 넘어간다어머니의 나무는바람 일면 천상의 노래해 들면 맑은 그늘지며늘 담장 위에 서성인다빨래터의 시름냇물 따라 흐르고하얀 광목에 펄럭인다가냘픈 꽃잎풍경 소리에 놀라 떨어지고 남겨진 향기가슴 깊이 스며든다오늘도 바람의 그림자는 풀잎 위에 속삭인다
봄꽃은 이제규격화된 꽃집의 꽃들에 밀려무엇이든 인스턴트화되어 버린대도시의 봄훌쩍 지나가곤 한다봄소식처럼 태어난송아지의 보폭으로 암소가,농부가 쟁기 메고 걸어가는 청보리 밭길한가함이 머무는 푸르른 들녘한껏 따사로운 완연한 봄도시의 시골뜨기는들꽃처럼 넉넉한 고향의 봄이 그립다
끓는 물 속에연신 넣었다 뺄 때마다바다 깊은 곳으로부터동그랗게 몸을 말아 올리는 문어제사상에 올리니덤불 헤쳐 가며 피워올린어머니의 모란꽃 닮았다소곡주 한 잔 부어 올릴 때마다 행간 문 열고 나오는생전의 세로줄 손편지 말씀 빨판의 강력한 흡착력처럼 지방(紙榜)을넘어뇌리에 착 달라붙는다껌벅거린다이루지 못한 어머니의 바람 마고
푸른 어둠초연하게은하수가득 메운 새벽처음처럼 날고 싶어별이 떨어진 곳을 향해 어둠에 몸을 씻고희망을 기다린다.파도는 떨림 속에얼음 같은 시간을 가르며 울먹이는 까만 현무암을 잠재우고조금씩 잊혀 가듯아쉬움은 바람에 씻기어 새길을찾는하얀 등대 ㅌ꿈과 욕망 사이로여명이 내려앉는다.선명한 불덩이 솟아파도 가르면흐르는 물
갯바위는 파도가 친구랍니다아무도 찾지 않아도 파도만있으면 외롭지 않답니다농게랑 소라가 찾아오는별빛 찬란한 밤이면조용히 불러주는 파도의 노래에따개비는 굴껍데기를 베고 잠이 듭니다수평선 저 끝에 떠 있는 섬들이보였다가안 보였다가 또 보이면육지가 궁금하여 휘저은 물안개랍니다기다림이 없는 만남은 놀람도 없겠지만 오늘도 어제같이 기다림은파도의 약속이기에갯바
파도가 잠든바다는 외롭다바람이 불어 흔들어야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내가 바다에 가는 것은세상에서들을수없는말을듣고만날 수 없는그리움을 만나기 위해서다쪽빛 물결 넘실대는푸른 꿈들이 먼 길을 달려와갯바위에 드러누운 지친 그림자를 깨우고 소멸한다그 흔적 지우려무리 지어 피고 지는 해국 보랏빛 유혹에 가슴을 연다 비로소일어서는 아픔들 햇살
몇 이파리 낙엽을장신구처럼 매달고횅댕그렁하니 늘어선 가로수 빛바랜 흑백 사진첩에서나 본 ‘을씨년스럽다’라는 비유가 참으로 실감 나게 다가오는 늦가을 길거리 풍경불현듯 그 너머로겹쳐 오는 얼굴이 하나오랜 세월 오롯이 챙겨주던 손길 거두고 가을바람에휩쓸려 간 낙엽처럼황망하게 떠난 얼굴이절기가 바뀌어도따스한 미소와 함
평탄한 길인 줄 알았습니다저희가 어렸을 때는자식들에게 햇과일 사다 주신다고먼 시장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다녀오시던 어머니를 오늘은 휠체어에 모시고 병원 가는 길평탄한 길인 줄 알았는데어머니의 휠체어를 밀어보고서얼마나 험난한 길인지를 알았습니다깔 때는 평평하게 깔았을 텐데세월 좀 지났다고 울퉁불퉁해지는 보도블록들 원래는 고우셨을 텐데주름이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