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내려놓는서쪽 하늘이홍시처럼 붉어서 홍시를 좋아하신할머니 생각에 내 마음도노을빛으로 물들었네 가을 끝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던 까치밥 하나툭 떨어지는데 까치는언제쯤그대 소식을 전해주려나
- 조정숙(강동)
하루를 내려놓는서쪽 하늘이홍시처럼 붉어서 홍시를 좋아하신할머니 생각에 내 마음도노을빛으로 물들었네 가을 끝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던 까치밥 하나툭 떨어지는데 까치는언제쯤그대 소식을 전해주려나
가까운 것과 먼 것이 있을 뿐 예언은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저것은 바다인가, 먹구름인가, 아니면 죽은 물고기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징후들이 수면 위를 떠다닌다 깊숙한 풀밭에서 검은 그림자가 일어선다 좀처럼 씻기지 않는 시취가 졸음을 몰고 온다 플러그를 뽑아야지 -어둠이 버둥거린다 이젠 아무도 돌보지 못할
진고 개교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진고 33회 친구들 오랜만의 얼굴이 누구던가 33하고 모교 교정 변하여 옛 모습이 33하고 지리산 속 덕산골 조식 선생 살던 곳 선비촌의 고풍에 별자리가 33하고 파도 소리 삼천포 바다 냄새 그리운 노산공
매일 밤 헛소리로 작별을 베고 잔다 길 건너 아파트숲에 비릿한 바람으로저물녘 하늘이 철거되었다암병동을 반사하던 빛의 거울이 깨지고우주의 형상 위로 소독약 내음이 불시착한다 빈구석에서 뱉은 생을 휘젓는비루한 비명이 떠다닌다계절을 모르는 하늘에 고인 고독의 살내가 하얀 가운의 목덜미로 쏟아진다8층 병실에 시들고 조각난 꿈들이후회의 그
“열어 봐야 알겠지만 4기 같습니다.”“그럼 수술할 필요 없겠네요.”“그래도 열어 봐야….” 지은 죄, 하도 많아 살려달라는 말도,눈물도 차마 흘리지 못하고 한숨처럼 토해내는주여! 9월, 노을이 서럽게 예쁘던 저녁 어느 날자식들 내팽개치고 서둘러 떠나버린 엄니행여 이 소식 들으면 나를 대신해 기도해 주실까. 백열등의 창백
팔십 년 넘게 살아온 그의서사시를 읽으려면한 육십 년간 살아온 두뇌로는 짧다 어떤 것은 많이 마셔야 취하고어떤 것은 조금만 마셔도 취하는세상의 술잔 앞에한 생을 순간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과속이다 바닷물을 다 마셔봐야 짜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는 당신 한 사람의 생을살아생전 독파한다는 것 또한과속이다 앞서가는 당신과 뒤따라
눈은 서로를 바라봅니다눈 오는 날 눈을 바라보다 별을 보았습니다오늘부터 눈이 오면 별이 쏟아진다고 말합니다하늘에 별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습니다바다를 건너가는 푸른 별과 마주칩니다슬픔이 다하여 별이 되는 걸까요 꽃이 지듯 내립니다철로에 내리는 눈발도 노란 안전선 안으로 비켜 내립니다 플랫폼으로 무궁화호 1382열차가 들어옵니다3호차 지정석에 앉아 스
바람, 뜻 있는 곳에 길을 열어 주는 운명의 여신이 한순간 귀띔도 없이 사라질 줄 몰랐다 불러도 메아리 들리잖는 동행을 이탈한 이름 이름들, 배반의 유희를 짐승처럼 컹컹 울고 싶어도 눈물이야 드러낼 수 없는 백년고독 바위의 낯빛 너무 머얼리넘어서는 아니 될 경계를 지워버린가시며 독기며 거품을 뿜어내는 주소 불명의 지뢰밭 전선 해뜰
100년 전인 2025년에는서울 강서구에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역인 마곡나루역이 있었다역 주위에 나루터는 보이지 않았다 역 좌우에는 첨단산업 연구소들LG, 롯데, 코오롱, 넥센, 대웅,이랜드, 롯데캐슬, 코엑스 마곡,서울식물원, LG아트센터, 오피스텔타운 역 건너에는 마곡나루 우체국2층 건물이 1층에는 커피숍이 있었다 강서경찰서 마
흐르는 강물은 넘치지 않는다유유(悠悠)한 강물은 흐를 줄 안다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강물은기적을 만든다만약에 흐르지 않고 멈춘다면범람하여 논과 밭과 집을 덮칠 때흐른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유수(流水) 같은 벅찬 세월을 씻고 쓰다듬어곱고 고운 돌을 만들고낮은 데로만 흘러바닷물에 몸을 섞고최후의 소금으로 남는다 우리들의 양식(糧食)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