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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에게 묻다

한국문인협회 로고 장수현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6년 1월 6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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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헛소리로 작별을 베고 잔다

 

길 건너 아파트숲에 비릿한 바람으로
저물녘 하늘이 철거되었다
암병동을 반사하던 빛의 거울이 깨지고
우주의 형상 위로 소독약 내음이 불시착한다

 

빈구석에서 뱉은 생을 휘젓는
비루한 비명이 떠다닌다
계절을 모르는 하늘에 고인 고독의 살내가 
하얀 가운의 목덜미로 쏟아진다
8층 병실에 시들고 조각난 꿈들이
후회의 그림자를 먹고 자라난다

 

철이 지나 돋은 애증에
뼈만 남은 창백한 시간들
마른날 집수정 끝에 매달린 허기의 나날들

 

비틀어 움켜쥔 석양 속 은평뉴타운 병원에서 
생사의 경계가 미로에 접어들 때
첩첩이 불안의 골짜기를 휘돌던 바람의 삶 
너에게 지옥같이 보낸 한철이냐고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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