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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어설피 울다

봄부터 다져온 공력힘껏 목을 뽑아 외쳐보지만득음하지 못한 소리꾼의 외침처럼아직 어설프다.꼬끼오-올가락은 서툴고음은 짧고목소리는 변성기 소년처럼 탁하다.갓 솜털을 벗은 날개로그동안 갈고 닦은모든 지식으로 퍼덕거려 보아도허공에 걸린 횃대는 높아만 보인다.옆집에 사는얼굴도 모르는 수탉은노련한 곡조로 길게 목청을 돋우어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꼬끼오∼ 오∼

  • 김경남(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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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하늘을 건너

열 시간이 훌쩍 넘은 하늘길고단함도 잠시 황홀하게 펼쳐진 아름다움의 극치 책이나 영화에서만 보았던 수많은 예술품거리를 온통 작품으로 도배한그 무엇으로도 표현이 무색할 도시들유럽이 무슨 경우랴스스로 선진국이라 으스대며유색인종이라 얕보던 콧대 높은 귀족의 나라에서 하나같이 소매치기 주의라한땐 그랬지 우리도무법천지였던 오래 전 암울했던 날들“눈

  • 신세균(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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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2024.11 669호 마지막 명찰

한 달 동안 기다리던너의 검정 명찰받아 걸어주니 반갑고고맙기 그지없는데작은 명찰 앞에 눈물 글썽이네돌아올 수 없는 나라면회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계에입학해서 등록한 정식 증거라니, 그래도 아들의 명찰이 가장 어여쁘네갓난아기 살갗처럼 빛살 반짝이네눈부신 네 이름자 위로어른거리는 대천사의 위용송근후 미카엘, 스쳐가는성당 유리창 위 스테인드 글라스의&nb

  • 송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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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2024.11 669호 담석(膽石)

흙을 뒤집어 캐는 것으로 밥값을 하다보니거친 숨소리에 둘둘 말려 끝도 없이 가득한 돌밥 먹을 힘과 밥 먹은 힘만 있으면 너끈하게 질 응어리일지언제나 다름없는 간격으로 주위를 도는 위대한 우주의 돌덩어리들일지관측은 되지만 거기 있는 이유는 그냥 추측일 뿐다만쓸개안빠진놈이될수있는인생에두손모아고개숙인다그렇게 뻔한 시간 달래 가며해머 드릴(hammer drill)

  • 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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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 669호 상사화

잎은 꽃을 볼 수 없고꽃은 잎을 볼 수 없어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화장품 가게 앞 작은 화단에여덟 줄기 꽃대만 솟아나연한 분홍색 꽃들이 피었네.잎들이 뭉쳐서 난 모양이 좋은데다 난초라는 말에 마당에 심었지만 꽃을 본 기억은 없네요.사랑을 알게 되면서 우린서로 눈빛으로만 얘기하다가좋은 직장을 갖지 못했기에사랑만 먹고 살 수는 없다고나 그대

  • 최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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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2024.11 669호 그대 사랑 안에서

지나온 길이 힘들어서나 주저앉았을 때그대가 내민 손을 잡았더니세상이 환해졌습니다그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내 마음을 녹이고나에게 힘을 실어주어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지난날들의 외로움과 배고픔은그대를 만나기 위한시련의 길목이었지요이제 그대 안에서사랑을 노래하며 앞날을 꿈꾸렵니다그대가 다정하게 부르는 내 이름과 내 입에서 수시로 나오는 그대 이름은&n

  • 최영순(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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