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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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다져온 공력
힘껏 목을 뽑아 외쳐보지만
득음하지 못한 소리꾼의 외침처럼
아직 어설프다.
꼬끼오-올
가락은 서툴고
음은 짧고
목소리는 변성기 소년처럼 탁하다.
갓 솜털을 벗은 날개로
그동안 갈고 닦은
모든 지식으로 퍼덕거려 보아도
허공에 걸린 횃대는 높아만 보인다.
옆집에 사는
얼굴도 모르는 수탉은
노련한 곡조로 길게 목청을 돋우어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꼬끼오∼ 오∼
나이가 들면 노련해지련만
아직 철모르는 우리 집 수탉은
몇 시인지도 모른 채
연신 탁한 목소리로
어설피 울고 있다.
꼬끼오-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