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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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시간이 훌쩍 넘은 하늘길
고단함도 잠시 황홀하게 펼쳐진 아름다움의 극치
책이나 영화에서만 보았던 수많은 예술품
거리를 온통 작품으로 도배한
그 무엇으로도 표현이 무색할 도시들
유럽
이 무슨 경우랴
스스로 선진국이라 으스대며
유색인종이라 얕보던 콧대 높은 귀족의 나라에서
하나같이 소매치기 주의라
한땐 그랬지 우리도
무법천지였던 오래 전 암울했던 날들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말이 대유행하던 시절
21세기가 지나가는 지금
이젠 아니지
적지 않은 대가를 고스란히 치르고
머나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지친 나그네
반갑게 맞아주면 좋으련만 소매치기가 들끓고
뒷간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한
뭇객들의 곤욕을 외면하는 군상들
어디 숨었는가
옥의 티 깨끗하게 지우는 그날
세상은 더욱 빛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