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잡고 싶은 거야 눈길도발길도막차 가면 적막 속에 까무룩혼절하다첫차와 함께 눈을 뜨지 사랑고픈내 맘 한 쪽
- 우형숙
꽉 잡고 싶은 거야 눈길도발길도막차 가면 적막 속에 까무룩혼절하다첫차와 함께 눈을 뜨지 사랑고픈내 맘 한 쪽
9월의 달밤이면소금을 뿌린 듯이하얗게 향기 뿜는 메밀밭의 향수여 메마른 자갈밭에도 알찬 열매 맺는다메밀도 굴러가다 서는 모가 있다고 그 메밀 봄내 오면 줄줄이 타래져서 춘천의 막국수 하면 천하일미 소문났지친구야 입맛 없음청춘열차 타면 된다막국수 고장이라 맛좋고 인심 좋은 후루룩입맛 돋우는막국수가 기다린다
삶이란 파도타기다, 그 말씀의 바다에 와서 산산이 부서지고 다시 세운 푸른 입지(立志) 여기는 어머니의 바다, 체험 삶의 현장이다.거친 파도 헤쳐야 산다, 포말처럼 되뇌이며 젊은 날 꿈 밀려와서 파도치던 나의 바다 여기는 낭만의 보고(寶庫), 반짝이는 세상이다.내일의 태양은 뜬다, 가슴앓이 뜨거웠던저 깊은 수심을 뚫고 미
수많은 나무들이 스치며 부딪히고 비바람 맞아가며 흔들리는 삶의 여백 세월은 덫인 양 감겨얽혀버린 팔각형허공을 수놓으며 한나절 꿈을 엮어 뭇 나방 끌어안고 빗살을 타고 놀던 그들도 작은 한 우주감추어진 숨결이네나선형 칭칭 감아 우듬지에 매달린 바람을 가두어서 숲속에 숨길 때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햇살이 퍼
귀엣말 소곤소곤 낄낄 낄낄 속닥속닥 뒷담화 조잘조잘 담장 넘어 넘실넘실 기어이온동네발칵시끌벅적 야단법석.
1. 편지눈 내린 빈 들판을 볼펜 혼자 걷는다마스카라 눈물 자국 번져버린 글자들 못 보낸 발자국 편지 느낌표만 남았다.2. 질문아버지, 나는 왜 태어나게 되었나요뻔하고 야릇하다 그 질문에 답 못하고 아들은 또 아들 낳고 그 아들을 사랑하고.
풀을 뽑다가꽃을 뽑았다그리곤 다시 꾹, 눌러 놓았지만이미 중심을 잃어버린들뜬 마음은 곧시들고 만다.그런 들뜬 마음에제자리를 잡아 주는 일은비 오기 전이나 비 내리는 그런궂은 날이 좋다뽑는 일, 가려서 뽑히는 일도 그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풀과 꽃이 혹 은 풀이라 여긴 꽃과 꽃이라 여긴 풀은 깊은 땅속에서부터 뿌리를 서로 기대어 있거나 엉켜 있다.그런 풀과
펴지지 않는엄니 굽은 등이집안에서만 맴돈다옷을 벗기가 무섭게말린 푸라기 먼지비늘몸속, 꽉 박힌푸른 아픔까지 떼어낸다낡은 ‘금강경’갈피에 앉은 두 눈도 말갛게 말갛게 닦아낸다 서랍 속 공허유리창에 흐르는구름마저 닦아낼 듯 온종일 마음문을 닦고 우주봉창문을 닦아낸다
어느 바람결에 오시려나조랑말 타고 오시려나몸을비틀며한발두발화관을 받쳐 들고 담장을 넘는 마중 길하늘에 닿을 듯 꼰지발 선 꽃부리들7월의 땡볕이 부서진다한여름의 꽃자리 네가 있구나소나기에도 젖지 않는 저 풋가슴이 당당하다열대야를 건너온 기다림바람도 귓불만 간질이다가 구부려 간다올려다보는 지친 눈빛,기다림이 닳아오르면 그리움 되는 거야 몸이
그리우면 어쩌려고요잔소리 같은 손짓마다무심한 비가 내리고찻잔에 수심을 깨울 때가슴 깊이 묻힌 그가시간의 문턱을 넘는다.여로의 길 못마땅하다는 듯 바탕 붉은 장삼 드리운 금강송 사이로 세차게 내린다.부서지는 체온과 숨결마저 그리운 부르고픈 그 이름바람 타고 들이치는 빗줄기를 원망하듯시간은 체온을 삭혀 가고데면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