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월간문학 2024년 7월 6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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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댄 순간 포장 비닐이 스피치처럼 짖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크게 보니
빵은 똬리를 틀고 있었다
먹어야 하고 먹히지 않으려 하는 뜻이 대치한다
먹겠다는 의지가 강할수록 요리조리 궁리하고
행동에 조신을 더한 것이 되레 무섭다
빵 앞에서 예민한 똬리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소리 없는 강물같이 긴장해야 한다
강렬한 욕망이 앙칼지게 버티던 것을
찰떡같이 달라붙어 비닐 귀를 뚫었다
반쯤 성공한 것은 확인했고 모르게 꺼내야 한다
똬리의 꼬리 쪽을 살금살금 잡고 찢는다
똬리는 부드러운 살을 도려 내놓기 시작했고
입에 군침이 돌고 안심이라는 생각이 넘친다
이 한 끼를 위해 얼마나 헤맸던지, 다 말할 수 없다
위험이 벌떡 일어날 것을 상상하며
물리지 않고 빵을 먹어가는 순간이 막역하다
링거병 영양제처럼 살 속으로 스며들고
만감은 꼬치꼬치 묻고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