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하나 강물에 던졌다강변에 펼쳐지더니 밤다운 밤눈썹달이 갈참나무 정수리 위로 막 지나가고어둠을 물고 반짝이는 저 반딧불 좀 봐밤을 감았다 떴다까마득한 그 여름밤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개똥벌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니유년이곳으로 재잘재잘 걸어서 소풍 왔던 기억그 길은 아득하기만 한데쉼없이 물살은 흐르고더 큰소리로 소용돌이치는 여울물 소리목
- 김복녀
돌멩이 하나 강물에 던졌다강변에 펼쳐지더니 밤다운 밤눈썹달이 갈참나무 정수리 위로 막 지나가고어둠을 물고 반짝이는 저 반딧불 좀 봐밤을 감았다 떴다까마득한 그 여름밤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개똥벌레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니유년이곳으로 재잘재잘 걸어서 소풍 왔던 기억그 길은 아득하기만 한데쉼없이 물살은 흐르고더 큰소리로 소용돌이치는 여울물 소리목
조금씩 새어 나오는 숨소리사랑의 마음 행여 들키려나마음의 뒤꿈치를 들어야 했다내 마음 동그랗게 부풀더니 가리고 숨겨도 새어 나와커다란 울림의 종소리 된다천 리 밖까지 울려 퍼지던 애끓는 내 사랑의 종소리 그대의 가슴까지 전달되려나.
산여울 물도 때로는 개여울처럼물살이 빨라져 어미 잃은 듯 슬피운다 흐르고 또 흘러서 귀착 역을 돌고 돌아 어느 때야 다다르랴 내가 갈 종착역머나먼 인생길이 하도 멀어서수십 년을 허덕이며 사려 깊게 생각하는 성찰로산등성이에 올라서서 어느 길로 가야 할지갈팡질팡하면서새롭게 발견하는 통찰력으로 내가 갈 종착역을 찾는구나
달 뜨는 소리 좋아하던 그 사람달무리 속으로 들어가월광이 되어 돌아오지 않았다그의 부재가 또렷해지는 밤온몸이 딸려 들어가는 듯저 만월의울음소리 토해낸다빈 가지에 두고 간따스했던 그의 온기월광 소나타 사이에서 화석이 된다
쏟아붓는 눈발을 지켜본다섬세하게 쌓여 숲은 이내 하얗게 덮이고영원할 것처럼 고요롭다침묵에 갇혀 오가도 못함을 인지할 즈음긴한 어둠 드리우고 바람 한자락 스산하게 스친다슈베르트 겨울 나그네,전곡은 턴테이블에 올려 내내 흐르다, 12번 ‘고독’(Einsamkeit)에 멈칫.어두운 구름 청명한 하늘을 가로지르듯 고독한 사내가 홀로 서 있다가늘한
잔설 꽃샘추위노란 꼬리 달고털모자 반쯤 벗은 꽃눈마다서성거린다덩그러니 빈 까치 둥지에도애달픈 님 그림자 안고잿빛 마음 흠뻑 설움에 겨워아직은 봄 맞을 준비 이르니침묵의 고독한 정원(庭園)햇빛 쏟아져 속살거릴 즈음에봄아고운 단장(丹粧) 꽃나래 펼치고 저 넓은 초원 찬란한 꽃뜰휘- 돌아한아름꿈을안고나의 창(蒼)가로 오렴 내 님 닮은 미소로.
바람이 주저앉았던 자리제멋대로 자란 풀들이마당에 조용히그림을 그리고 있다고양이 한 마리배롱나무 그늘에 웅크리고 앉아누구를 기다리다가어느새 바람같이 사라진다.녹슬어 부스러진 철문 앞에걸어놓은 빛바랜 액자 하나단란한 가족들함박웃음 가득하다가랑비 그치고꽃이 지는 모퉁이 돌면 버려진 헌 신발 한 짝에 고인 햇빛이 졸고 있다.
부산 앞바다푸른 물결 위에 수평선을 배경으로수많은 배들한 폭의 그림으로 걸려 있다한척한척이어우러져그림이 된 액자 속에바람 따라 파도 따라뱃사람들의 이야기 싣고 있다부산 항구가펼쳐보이는 묘박지는 한 폭의 풍경떠나기 위해 머무는 배희망을 싣고 그리움을 싣는다봄여름가을겨울한 시절을 돌 듯시작이고 마침이 되는 기다림은한 폭의 그림으로 오롯이 가슴에 안긴다삼백예순다
붉은 바다 회오리바람 눈동자를동그랗게 만드느라 수증기를 생산하는8월, 찜통더위를 잊게 해주는 풀벌레들의 밤빈곤을 극복한 욕망의 발자국들이 모여둥글거나 모난 식탁 의자 앉거나수레바퀴를 돌리면서 살았다오래된 곁가지와 뿌리를 넘어지게했었던 빗방울 방울은 잊을 만하면빙하 사이로 먹구름들이 몰려왔었다뜨거운 장작불 가마솥도 아니고파란 가스 노란 냄비 속 물방울 방울처
갓 잡아 올린 참조기 아가미 떼고소금에 절여 해풍에 말린 굴비조심스레 석쇠에 뉘여벌겋게 볼이 달아오른 연탄불에 올리면 바다에서 사투 벌이며 견뎌 온 흔적인가 뼛속 깊숙이 스며든 진액 뿜으며노릇노릇 익어 밥상 위 제왕이 되었다바라보는 자식들 눈망울 안쓰러워 생선은 대가리가 최고라며대가리부터 드시던 아버지굴비는 아버지를 향한어머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