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품 속 같은인의적인 공간에서세이레의 법칙을 지키고 태어나는 새 생명누구의 보살핌도 없이연약한 부리로 세상을 노크하여 스스로 살길을 열어가는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앙증맞은 눈 코 입 날갯죽지 파르르 아장아장 걸음마 귀여운 청계 병아리
- 김가현
어미의 품 속 같은인의적인 공간에서세이레의 법칙을 지키고 태어나는 새 생명누구의 보살핌도 없이연약한 부리로 세상을 노크하여 스스로 살길을 열어가는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앙증맞은 눈 코 입 날갯죽지 파르르 아장아장 걸음마 귀여운 청계 병아리
구름이가는 곳에강물도, 세월도흘러간다흐르는 시간 속에 우리의 인생도 흘러 여울에 닿아 부서진다 슬픔도, 기쁨도, 몸부림도 그만 숨을 죽인 채부서지며 부서지며 바람을 안고 흘러간다
몽매한 환각의 늪에 빠져 논리도철학도 의미도 통하지 않는환상의 세계에서 살아 봤으면 환시의 착각 속에서환상적인 곡을 붙여 환희의 송가를 부르며 환(幻)의그림속에파묻혀 영영 헤어나지 못하는 영생을 구가할 수 있다면에펠탑을 쌓은 하늘에 해만큼 크고 뜨거운 계란프라이가 떠
여행 가자 도시의 기원이시작되었다는 로마 꿈의 나라 이탈리아로 숨겨 놓은 날개를 펴고언덕길을 오르며 숨을 고르고네모난 돌길을 걸어시간 속에 멈춘고대 도시 폼페이를 만나네살아 있던 날들의 발자국과떠도는 바람이 지나간 옛길그대를 만나 꽃다운 이십대를보내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온 사십 년 그날들은 바람 속에 재가 되어 사라지고영혼을 담은
세월이 왔다고 기뻐하지 말고 세월이 간다고 슬퍼하지도 마세요.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닌 다만 익어갈 뿐입니다먼훗날 세월의 나무에 인격이 달리고 업적이 열리면 그때에는 세월은우리의 훈장이 된답니다.
여행은너에게로 가는 길북쪽 하늘 작은곰자리 어디 지구로부터 430광년쯤,한 여름밤 모깃불 피워놓고 별똥별 줍던 어린 시절 함께 부른 노래초속 30만㎞의 속도로 우주를 날아 너에게로 가기까지430년 넘게 걸린다니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문희, 그 가시나 뭐 그리 급해그 먼 거리를 홀로 나섰는지밤하늘에 흩뿌려진 저 별
전철 안에서시집을 읽는다목이 불편해고개 들어 주위를 보니 모두가 스마트폰 삼매경이다시집을 읽는 내가 멋쩍다 돋보기를 벗고슬그머니 책을 접는다 마치 불온서적 감추듯이…
저녁 산책길불 밝힌 작은 가로등에거미는 그물 쳐놓고 먹이를 기다린다 반짝반짝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그물망 걸려들면 먹이가 되는 모기 한 마리 그물에 들었다가앵앵 필사의 탈출을 한다먹고 먹히는 그들을 바라보니 그날 기억에 등짝이 오싹해 불과 몇 달 전다정한 문자에 걸려들어서툰 터치로 진행하다순간에 붙잡은 정신줄
각종 나물무침커다란 양푼에 모였다. 따듯한 보리밥에 깔린 순간검붉은 고추장 한 숟가락 맞는가 하는 중에 향긋한 참기름 뒤집어썼다.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니 밥과 나물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붙들고 놓지 않다가 결국 다 붉고 푸르스름해졌다. 여기저기에서 날아든 숟가락들고봉으로 퍼담더니만최대로 벌린
이제 마—악서산에 떨어지는 노을 사그라드는 석양빛 초저녁에 뜨는 낙조가 더 없이 화려하다분홍빛 하늘 소잔한 햇발 황혼 너울 쓰고내려앉은 고운 몸짓 하루가 끝나가는 즈음에 서쪽 하늘이 아까보다 더 붉게 불타고 있다어쩌면성숙한 한 시골 소녀가 서산머리에서수줍어 남몰래 숨어서 첫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