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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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매한 환각의 늪에 빠져
논리도
철학도
의미도
통하지 않는
환상의 세계에서 살아 봤으면
환시의 착각 속에서
환상적인 곡을 붙여
환희의 송가를 부르며
환(幻)의그림속에파묻혀
영영 헤어나지 못하는
영생을 구가할 수 있다면
에펠탑을 쌓은 하늘에
해만큼 크고 뜨거운
계란프라이가 떠 있고
웨딩드레스에 화장한 신부와
사람 몸만한 장탉에 비스듬히 기대어
바이올린과 한 몸인 염소의 연주를 들으며
공중에 매달린
야영초소 만한 신혼집에
드는
에펠탑의 신혼부부* 로
한번 살아 봤으면
순간
뇌전증 도져
다시(多始) 또는 다시(多視) 되풀이하면서
다시(多施) 시도하는
* 야수파의 입체주의에 영감을 얻어 환상, 몽상적인 화풍을 탄생시킨 마르
크 샤갈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