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사년 겨울호 2024년 12월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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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나물무침
커다란 양푼에 모였다.
따듯한 보리밥에 깔린 순간
검붉은 고추장 한 숟가락 맞는가 하는 중에
향긋한 참기름 뒤집어썼다.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니
밥과 나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붙들고 놓지 않다가
결국 다 붉고 푸르스름해졌다.
여기저기에서 날아든 숟가락들
고봉으로 퍼담더니만
최대로 벌린 입 안에 가까스로 들이밀어
피스톤처럼 눌러 눌러
나 비빔밥은 목구멍으로 꿀떡꿀떡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