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바다의 울음이야 소금은 바다의 눈물이지흐르는 눈물에도 알맹이가 있지 눈물은 닦아내도알맹이는 가슴에 쌓이지 그래서 가슴이 아프고 슬픔은 오래 가는 거야포옹이 필요한 거지 따뜻하게 안아주면 좀더 빨리 녹일 수 있거든
- 이문석
파도는 바다의 울음이야 소금은 바다의 눈물이지흐르는 눈물에도 알맹이가 있지 눈물은 닦아내도알맹이는 가슴에 쌓이지 그래서 가슴이 아프고 슬픔은 오래 가는 거야포옹이 필요한 거지 따뜻하게 안아주면 좀더 빨리 녹일 수 있거든
“이 작은 손으로 무얼 할꼬! ” 우리 할머니,태어난 지 두 달 된 늦둥이 내 동생 목욕시키며 혼잣말하신다.쪼글쪼글 검버섯 핀 손, 작고 여린 손 쥐고,“좋은 일 하는 손 되게 해주세요.” 간절히 기도하신다.나한테도 저렇게 정성 쏟으신 할머니 손, 거룩해 보인다.식당일하며홀로우리아빠키워 가정 지켜낸 할머니 손,닿는 곳마다 향기가 난다.
앞으로 가는 자뒤로 가는 자운동장 전체가 떠들썩하다 뛰다가 넘어지고얽히고 설켜 뒤죽박죽인 운동장그러면서 자란다 다치기도 하고 코피도 흘리면서일어나 함께 가자 너와나힘모아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혹시 너내 가슴에풍경 달았니? 너를 생각할 때마다보고 싶다보고 싶다그리움 울려서 그래.
여름 밤 하늘 맑고 깊은 정서 아슴한 돋음 흐르나 은하수 사이 사이큰별작은별 잔영 짊어 나들이 물그림 속삭이는정감 바람결에 음역 곱게 내리나
마당 저쪽 모퉁이 감나무에홍시가 주렁주렁누님이우리 누님,시집 간 우리 누님. 누님이 오신다고 했는데…
나의 할아버지께서는돌아가신 우리 큰할머니를어머니라고 안 부르시고꼭,‘어무이’라고만 부르신다 평생을 자식 걱정만 하시다 돌아가신큰할머니해뜨면해걱정 달뜨면달걱정 바람 불면 바람 걱정자식 걱정만 하신 큰할머니 그 기도 소리 우리들 가슴에 햇빛이 되고 달빛이 되어오늘 밤도 우리를 지켜주신다 어무이, 어무이요!자식 걱정 때문에 저승에서도 잠못이루실것같은 어무이, 어
부딪치며 허우적거리다가 강물에 가슴을 씻어낸다 참고 견디며고통에 숨이 막혀도야무지게 순응한다둥글어질 때까지저 혼자 깊어지는 강가에 누워 눈물이 강물을 깨우듯내 꿈을 말없이 깨우는천둥 같은 너의 소리쓸쓸한 것이 오장을 씻어 내린다 아픔이 영글어 자갈이 되고모래가 되고수수 천년 고통으로 뒹굴어 세상에 겁없이 던져진 저 가엾은 밀돌아우라지 소용돌이 속에조용히 울
논두렁 밭두렁길가 보도 블럭 틈새어디서나 둥지를 틀고 산다 눈길 주지 않는 땅에서 피어나설움 많은 삶이지만 언제나 뜨거운 가슴으로 밟히고 으깨져도 다시 일어나새생명품어안고 산화하는절망의 자리에서도 희망을 피워내는 꽃 민초의 길 하나내 가슴에도민들레 한 송이 피워내고 싶다
풀빛 손길에 꽃잎 떨군 이팝나무 하루의 어깨 위로 토닥토닥 수줍게 비가 내린다초록빛 싱그러움생기가 돌기 시작하는 봄비 내린다 봄비는 가늘게 내리지만가랑비에 내 마음 다 젖는다. 누군가 봄비 속에서 나직이시가 되고 그림 되는 풍경 안고 자박자박 낯익은 얼굴 하나 연둣빛 보따리이고달팽이 뿔들 주저앉는다 봄비 속을 걷는 나온종일 봄비 내리는 꽃자리에 몇 줄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