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쉼터는하늘과 땅 바다오늘은 경포대를 거닐며 바다와 하나가 되었다천지를 다스리는 그분의 창조 곳곳마다 멋진 조화의 선물평화롭고 붉은 여명이바다를 물들이며 다가선다 언제나 불평과 불안을 모르는 듯 기쁨과 감사만이 존재하는 여기허물을 벗은 온전한 하루 아름다운 결실의 여정
- 류한상
나의 쉼터는하늘과 땅 바다오늘은 경포대를 거닐며 바다와 하나가 되었다천지를 다스리는 그분의 창조 곳곳마다 멋진 조화의 선물평화롭고 붉은 여명이바다를 물들이며 다가선다 언제나 불평과 불안을 모르는 듯 기쁨과 감사만이 존재하는 여기허물을 벗은 온전한 하루 아름다운 결실의 여정
나는 오늘 한 장의 엽서에 편지를 쓴다 매화꽃 잎 가지런히 펼쳐놓고 개나리꽃 산수유꽃도 살며시 얹어놓고 그리움의 벚꽃도 함께 포개 인다아름다움과 그리움을 뒤섞어 봄날의 사랑을 노래하고그리운 날의 추억을 적는다 한 장의 엽서 가득 적어놓은그리움의 연서봄날 향기가 사그라지면가슴 가득 벅차오르던 사랑도 사그라
세상 인간사의 갈등과 싸움은듣는 것과 보는 것에서 시작되고행복과 고통, 사랑과 증오까지도 좌우될지니 듣고 싶은 것만 듣고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하지만 그 반대의 것들도 눈과 귀로 마구 파고 들어오니 그것들을 이 겨낼 장사 있으랴혹자는 스스로 들어선 안 될 것을 몰래 듣고 싶어 하고 봐선 안 될 것도 기어코 봐야
올라가는 쪽에스컬레이터 앞에 고장이라는이름표가 붙었다 멀지도가깝지도 않은 내려가는 발길도 만만치 않다주춤거릴 겨를도 없이 숨차게 달려 온 길 가야 할 길은 아직 저만치 남았는데대문 밖이 오리무중이다 한치앞을보르는 인생처럼
병색이 짙은 그가햇살을 동냥하러 나간 사이 나는 겨울 텃밭에웃자란 시금치를 뜯어 된장을 풀어 국을 끓일 생각을 한다까만 다슬기 두어 줌 넣고노을로 양념하면 삼삼하고 시원한 국을 끓여 낼 수 있을 텐데간밤에 김치를 맛나게 담근 어머니 맛보라며 김치 한 입 넣어주지도 않아 서운했지만 이승 떠난 이가 주는 걸 먹으면&
프라하 성 조명은 꽃처럼 피어나고 블타바 강은 노을에 젖어그 매력에 빠져드는 프라하 연인들 꿈이 아니라면 사랑이여 오라나는 바람의 연인이 되어도 좋아 제 몸만 태우는 노을 강푸른 물결은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고 저녁놀 축제를 기다리는 연인들 죽어도 좋을 사랑은 낭만에 취해 누구의 연인이 되어도 좋을 프라하
슬픔은 잴 수가 없다 어떤 날은 깊어서잠수로 내려가도알수가없어끝없음에 숨차올라오고또 어떤 날은 첨벙이며 발 담그고 앉아푸른 하늘 바라보며 슬픔을 볕에 말린다 포송포송 마르면 좋으련만 눈물을 데리고 오지 않은 것 만이라도 궁둥이를 두들겨 줘야 할까찬란한 기억들이슬금슬금 걸어와 마주앉았다
겨우내 무답이더니 찬바람 허공을 쏘며 누더기 같은흙더버기 터는 수런거림으로 뾰족이 웅크리고누런 뼈마디 마디로땅을 지피십니다 그려씀바귀 가녀림이 여부없이하얀 뜬 물 토하며봄의 경계를 넘고반그늘 살 부빈 채쭈그리고 앙탈하는 쓴 나물아! 소인묵객(騷人墨客)들 조심하거라 별난 식도락들 일찌감치 쓴 침 삼키며 너를 간택하겠다고 입으로 맛내
신작로 버스정류장 옆이발소의 사각거리는 가위질 소리 연탄 화로 위 엉덩이가 새까만입 비틀어진 양은 주전자에서 뿜어내는 하품 소리 연실에 매달려 뒤뚱대며 하늘로 오르던연꼬리 춤에 해 지는 줄 몰랐던 그날 자정을 넘기며 마시던 막걸릿잔 뒤로 모락모락 모깃불의 토닥거리는 냄새 지금도 가만히 귀 기울이면들려올 것 같은
키다리 옥수숫대 이파리는 늘어지고 벽돌담 줄눈의 열기는 불볕더위를 부른다.차양 아래 외등 볼때기에 간밤 외마디가주근깨처럼 다닥다닥 한나절 태양 빛이 정수리 가득 떨어진다.또다시사망유희를 펼칠 기대감이 알을 품는 꿈속에거대한 먹이사슬의시침 뗀 속내 너머로 빨강 핑크 하얀 접시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