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인
이천이십오년 봄호 2025년 3월 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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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럴 거야
확신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에게도
함부로 고개 숙이지 않는
어떤 행운에도
어떤 불행에도
함부로 웃고 울지 않는
설마의 섬
지구 저편에선
폭격으로 수십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고
세계는 지옥을 중계하고
전쟁으로 인한 경제 동향을 분석하는 뉴스를 보며
따뜻한 밥을 먹고
어른이 된 자식을 걱정하며
살아보려고 끙끙대는
그래서 더 아픈 섬
아마가 아니라면
편협과 오만으로 사라졌을 섬
골목, 교실, 광장, 벽, 목소리, 태극기, 호프, 시민, 시인, 교수, 목사, 마이크, 이태원, 정부, 유엔, 진상, 멍멍, 야옹야옹, 딸랑딸랑, 설국열차, 돈룩업, 북극, 뒤뚱뒤뚱, 기생충, 오징어게임, 비상, 시국, 선언, 불구,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아마도라는 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