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설 헤집고 피어오를희망의 배냇짓 꿈꾸는 태아내 작은 뜨락에상큼 알싸하게 피는 푸른 꿈 하나그대 떠난 빈 자국마다찬란한 그리움이 여울져 흐르고도타운 정담 나누던 추억 무지개 꽃길 눈에 밟혀 오네눈부신 봄엔자잘한 행복 싹트고슈만과 클라라 사랑 같은 주님과 나의 사랑
- 이경자(고운)
잔설 헤집고 피어오를희망의 배냇짓 꿈꾸는 태아내 작은 뜨락에상큼 알싸하게 피는 푸른 꿈 하나그대 떠난 빈 자국마다찬란한 그리움이 여울져 흐르고도타운 정담 나누던 추억 무지개 꽃길 눈에 밟혀 오네눈부신 봄엔자잘한 행복 싹트고슈만과 클라라 사랑 같은 주님과 나의 사랑
열 시간이 훌쩍 넘은 하늘길고단함도 잠시 황홀하게 펼쳐진 아름다움의 극치 책이나 영화에서만 보았던 수많은 예술품거리를 온통 작품으로 도배한그 무엇으로도 표현이 무색할 도시들유럽이 무슨 경우랴스스로 선진국이라 으스대며유색인종이라 얕보던 콧대 높은 귀족의 나라에서 하나같이 소매치기 주의라한땐 그랬지 우리도무법천지였던 오래 전 암울했던 날들“눈
한 달 동안 기다리던너의 검정 명찰받아 걸어주니 반갑고고맙기 그지없는데작은 명찰 앞에 눈물 글썽이네돌아올 수 없는 나라면회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계에입학해서 등록한 정식 증거라니, 그래도 아들의 명찰이 가장 어여쁘네갓난아기 살갗처럼 빛살 반짝이네눈부신 네 이름자 위로어른거리는 대천사의 위용송근후 미카엘, 스쳐가는성당 유리창 위 스테인드 글라스의&nb
흙을 뒤집어 캐는 것으로 밥값을 하다보니거친 숨소리에 둘둘 말려 끝도 없이 가득한 돌밥 먹을 힘과 밥 먹은 힘만 있으면 너끈하게 질 응어리일지언제나 다름없는 간격으로 주위를 도는 위대한 우주의 돌덩어리들일지관측은 되지만 거기 있는 이유는 그냥 추측일 뿐다만쓸개안빠진놈이될수있는인생에두손모아고개숙인다그렇게 뻔한 시간 달래 가며해머 드릴(hammer drill)
잎은 꽃을 볼 수 없고꽃은 잎을 볼 수 없어서로를 그리워한다는 상사화화장품 가게 앞 작은 화단에여덟 줄기 꽃대만 솟아나연한 분홍색 꽃들이 피었네.잎들이 뭉쳐서 난 모양이 좋은데다 난초라는 말에 마당에 심었지만 꽃을 본 기억은 없네요.사랑을 알게 되면서 우린서로 눈빛으로만 얘기하다가좋은 직장을 갖지 못했기에사랑만 먹고 살 수는 없다고나 그대
지나온 길이 힘들어서나 주저앉았을 때그대가 내민 손을 잡았더니세상이 환해졌습니다그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내 마음을 녹이고나에게 힘을 실어주어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지난날들의 외로움과 배고픔은그대를 만나기 위한시련의 길목이었지요이제 그대 안에서사랑을 노래하며 앞날을 꿈꾸렵니다그대가 다정하게 부르는 내 이름과 내 입에서 수시로 나오는 그대 이름은&n
시 나무는 그 후로 오랫동안내 마음속에서 시의 꽃으로피고 있었다.
항구야 울지 마라뱃머리 기적 소리안타까운 이별 앞에떠도는 갈매기도울고 넘는항구의 사랑얼룩진 네온 거리선유도 밤거리헤매 도는 그 사람눈에 젖어 어리는데원망하면 무엇해파도치는 노을가선유도 서산 너머 지는 해가 원망스럽소
담장 위로 장미 장미는 가고브라질풍의 바흐* 같이 노을이 흐른다술 마신 고운 새 한 마리 울면서 지나간다도시와 함께 가라앉고 있는 6월의 마지막 주세상은 감추려는 자들과찾으려는 자들 간의 숨막히는 전장원시의 어둠 속에서 천둥이 우르릉대는 밤시위를 당기는 화살의 눈이 어둠을 쏘아본다번쩍 번갯불이 어둠을 가를 때검은 구름 밑에 숨겨진 구겨진 진실들시위를 떠난
가슴을 삐져나오는 푸른 깃발그길을바람따라왔다파도는 버선발로 달려와두절되었던 기억을 살려낸다자살바위를 지나던 그때우리, 두 손 단단히 잡았지한 생애 우울하지 말자고그 틈새로 풀어지는 햇살당신 눈빛으로 포근한데반백년 솔숲엔허리 휜 바람만 가득하다그날 자살바위를 설명하는 당신 뒷모습이 허공을 이고선 저 바람이었을까오늘, 순례 기차에서 내린 간이역&n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