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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은행나무 밑에서

노오란 은행잎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은행나무 말없이 눈을 지그시 감은 채수십만 장 사랑의 눈물 편지로 떨어지는 노오란 은행잎들지난날의 모든 고뇌를 잊어버리고 감사하며 또 감사하며알몸으로 나에게 다가오는가?나만 잘되길 바라면 운이 돌아선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모두를 용서하고 모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자랑스럽던 잎을 다 떨구는&

  • 최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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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69호 시를 쓰는 행복

나는 나의 삶을 시를 쓰는 행복으로 살아왔다. 시집을 읽고, 시를 찾고, 시를 쓰고, 시집을 출간하는 삶이 나는 좋다. 2025년 2월에는 100번째 시집 『봄비를 좋아하십니까?』를 출간하기 위해 지금 준비하고 있다. 시인으로서 시를 쓰며 살면서 100번째 시집을 낼 수 있다니, 참으로 엄청난 축복을 받았다. 나의 힘과 의지만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하

  •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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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정동진 일출

내가 사진을 시작한 지 45년의 세월이 흘렀다. 드론을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회원들이 소형 버스에 타고 정동진과 진부령 일대를 촬영하러 가기로 했다. 2020년 12월 15일 새벽 2시에 두물머리에서 출발하여 새벽 4시에 정동진에 도착했다. 날씨가 너무나도 추워서 차 안에서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동녘 하늘이 훤해질 때 밖에 나가니

  • 김의배수필가·시인·사진작가·여행작가·신문기자. 한국문인협 회 대외협 력위원·국제펜한국본부 이사·한국수필가협 회 부이사장·한국미래예술총연합회 전문위원·한국사진작가협 회 홍 보위원 장·한국여행작가협 회 회 원·실버넷뉴스 편집국장. 한국수필문학상·한글문학상 대상·세종문학상 대상 수상. 포토에세이『백두산 일출』등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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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월간문학 지역특집 - 전라북도지회 - 회원 작품(직방재(直方齋)가 모습을 드러낸 날)

요즘 세대에 가문의 가훈을 지켜가는 사람이 있다. 가훈은 ‘직방재’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 경전에 나오는 구절로, 직역하면 ‘안과 밖을 곧고 바르게 하라’는 말이다. 자손에게 아침저녁으로 자신의 몸가짐과 언행을 성찰하며 살라며 전한 증조부의 유훈이다.조선 말엽의 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수당(修堂) 정종엽(鄭鍾燁) 선생께서 이 글귀를 석촌 윤용구 서예

  • 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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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월간문학 지역특집 - 전라북도지회 - 회원 작품(빙하의 침묵 - 스위스 융프라우를 오르며)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동경이 현실로 이루어지면서 국적을 달리한 나그네가 되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나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길, 융프라우는 그렇게 나를 빙하 속으로 이끌었다.기차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갈아타며 빙하로 올라가는 길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길이었다. 그러나 첫 번째 대면에서 매우 실망했다. 내가 상상했던 빙하가 아니었다. 거대한 얼음덩

  • 저녁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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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월간문학 지역특집 - 전라북도지회 - 회원 작품(가을 저녁은 좀 그렇다)

그가 말한 적이 있다내가 나를 모르는 날이 오면 그래서 불현듯 이별을 하거든 벽보를 붙여줘별들을 잔뜩 그려 넣고그것들이 바람에 반짝거리면 눈부셔 눈이 멀어도 좋을 만큼 당신이 지나다니는 길과 만나는 시간 사이사이 빼곡하게 사라진 추억을 묶고 사랑을 묶고 기억도 나지 않는 순수를 그토록

  • 정량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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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월간문학 지역특집 - 전라북도지회 - 회원 작품(깨꽃냄새)

내 몸에서 깻묵 썩은 냄새가 나지야 깨꽃 같은 등창이 몸에 번져병석에 오래 계신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깨꽃냄새 같지만 썩은 냄새는 아니예요 썩는다는 말이 불경스러워 말했지만 아버지는 눈감고 고개를 저으셨다 썩은 깻묵에서 깨꽃냄새가 날 리 없지야 썩은 깻묵에서 깨꽃냄새가 날 리 없지야 고소한 기름

  • 정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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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더 유쾌하고 더 특별한 전북문협 - 한국문학의 중심이고 희망이고 자부심이기를

 전북특별자치도문학관에는 “한국문학의 메카 전라북도, 천년 꽃 피다”라는 글이 있습니다. 일찍이 전라북도에는 국문으로 기록되어 전하는 유일의 백제 민간 가요 「정읍사」를 필두로 익산의 「서동요」, 태인의 「상춘곡」, 남원의 「만복사저포기」, 고창의 <신재효의 판소리 다섯마당> 등 한국고전문학의 백미가 발원하였다는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라

  • 백봉기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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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딥페이크, 인공지능 시대에서 수필에서의 허구성 문제

우리나라 수필계에서 수필문학에 있어서 허구성 문제는 오래 전부터 많은 논란이 되어 왔다. 그러면서도 아직까지 어떠한 명확한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감성적인 교류는 물론 시, 수필, 심지어 소설까지 쓰는 시대에 이르렀다. 북한의 김여정이 "줄게, 다 줄게"를 처음 본 사람은 의아해하며 놀라움을

  • 이철호수필가·한국문인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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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 671호 도깨비 동굴 앱

“세모야, 놀았으면 정리해야지.”바닥에 흩어져 있는 레고를 보며 엄마가 말했어요.“엄마가 해주면 안 돼요?”“얘 좀 봐. 자기가 놀았으면서. 어서 치워라. 안 그러면….”“도깨비 동굴 앱을 열 거죠?”세모가 말했어요. 엄마가 늘 하는 말이거든요. 스마트폰에서 도깨비 동굴 앱을 열면 “흠흠, 말 안 듣는 아이는 도깨비 동굴로 데려간다.”라는 말이 나와요. 화

  • 함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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