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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우리 마음속의 꽃

학창 시절, 선생님과「인연」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성심학원, 춘천, 소양강의 가을 풍경, 아사코와의 세 번의 만남, 스위트피, 목련, 연두색 우산이 떠오른다. 동화처럼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이 투명한 수채화처럼 그려진 글이었다.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던 이 글을 읽으며 수필이 이런 글이구나 생각했다. 수필은 그렇게 사람과의 인연을 묘사하고 자신의 느낌을 진솔하

  • 정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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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일등 유감

지배자와 피지배자, 승자와 패자, 강자와 약자, 갑과 을, 지 금까지 그들은 함께 어우러져 살아왔다. 인류뿐만 아니라 군집 생활하는 모든 동물은 그런 서열 관계를 이루며 살아 온 것이다.이긴 자만이 태양같이 유일하게 존재하고 나머지는 그에 굴복하고 복종해야 하는 것이 역사다. 고대와 중세에 이르기까지 주종관계는 그런 인연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문명이 극

  • 이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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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돌고 돌아도 내비게이션의 목적지는 문학

여름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훤히 나타나는 청정지역에서 나는 태어나고 자랐다. 책 읽기를 좋아해서 작은 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읽었으며 언제부터인가 나는 동네의 스토리텔러가 되었다. 우리 할머니의 친구분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나는 요즘의 아이돌처럼 사랑을 받았고 보답하듯이 도서관의 책들을 부지런히 날라다 읽어드렸으며 도시의 자녀들에게 편지도 대신

  • 진영희동화작가·청소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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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오징어가 불쌍해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서채낚기 어선으로 오징어를 잡는 프로그램을 본 후우리 가족은 바다 여행을 떠났다.바닷가 횟집 수족관에서바닷고기를 구경하다가둥글고 붉은 몸뚱이로 헤엄치는오징어가 가득한 수족관에서“오징어가 살아 있을 땐 이렇게 몸이 둥글단다.헤엄치며 노는 것을 잘 봐, 깊은 바다에서 저렇게 살아.”엄마의 설명을 들으며수산시장을 둘러보았다.길가에 오징어를 널

  • 김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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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위험한 장난은 졸업이겠지

“네가 희수니? 얜 우리 아들 경진이란다. 좋은 친구로 지내라.” “안녕? 희수야. 난 너랑 동갑이야.”경진이가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벚꽃이 활짝 핀 주말이었다. 서울에서 손님이 왔다. 외국에 살다가 얼마 전 온 가족이 다 한국으로 들어왔다는 아빠 대학 친구라고 했다.경진은 희수보다 한 뼘 정도나 더 컸다. 형인가 싶었던 희수는 친구라는

  • 금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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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파랑 달

“먼저 훌라후프로 몸부터 풀어볼까?”새벽마다 운동하러 오는 할머니들이에요. 분홍 스웨터를 입은 분홍 할머니가 여느 때처럼 나를 집어 들었어요. 그래요. 나는 훌라후프예요. 이름은 파랑이고요. 여기는 도시 속 작은 운동장이에요. 중앙에는 잔디가 깔린 축구장이 있고 그 둘레에서는 트랙을 따라 달리기를 하거나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어요. 나는 운동장 가장자리에

  •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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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드디어 친구가 생겼어요

나은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입학을 며칠 남겨둔 날, 나은이는 엄마와 아빠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요.“어쩌나? 다른 곳으로 전학을 시킬 수도 없고.”아빠는 고개를 흔들었어요.“학교는 집에서 가까워야 해. 입학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그냥 보내요. 나은이가 잘 적응할 거야.”나은이는 무슨 일일까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입학식 날, 나은

  • 강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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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 668호 열두 살의 복숭아

한마디로 나는 별 볼 일 없는 애입니다. 공부도 그렇고 특별한 재주나 장기가 있는 것도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키가 큰 것도 거기다 장난치는 것만 좋아해서 종종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그러니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누구 하나 눈여겨봐 주는 사람 없이 길고양이처럼 어슬렁거리거나 밭의 잡초처럼 귀찮은 존재로 취급받고 억울한 일이 생겨도 하소연할 데 없이

  • 신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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