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이 날개옷을 입고암컷 앞에서 현란한 춤을 춘다치열한 구애 작전인 셈이다수컷이 많아 암컷은 귀한 몸이다짝짓기할 대상을 암컷이 고른다끈덕진 사나이는 사랑을 쟁취한다 날개를 펼쳐 목을 흔든다연습을 얼마나 했을까발레 춤 맵시는 전문가 수준이다.
- 조정숙(은초)
수컷이 날개옷을 입고암컷 앞에서 현란한 춤을 춘다치열한 구애 작전인 셈이다수컷이 많아 암컷은 귀한 몸이다짝짓기할 대상을 암컷이 고른다끈덕진 사나이는 사랑을 쟁취한다 날개를 펼쳐 목을 흔든다연습을 얼마나 했을까발레 춤 맵시는 전문가 수준이다.
조금씩 조금씩 옅어져 가는 너를 향한 기억의 빛깔이시골집 구멍가게바래고 있는 양철 지붕 뿌연 간판처럼 나이 먹는다숲속에서 오래 자란늙은 상수리나무와옛집 뒷산 빛바랜늙은 바위들도 뒷짐을 진다밤하늘 달빛과별빛을 바라보며다다그런건줄알고말없이 그렇게 나이 먹었지 차라리어느 날 갑자기찾아온천둥 같은 이별이라면가슴을 툭툭 털어내며원망이라도
연애땐별을따서천장에 달아준다고 했다살림에 지칠 때도 위로보다 순종적 여자이길 원했다봉급에 늘 아쉬움이 있었고 생활비 다툼도 있었다되돌아 보니 시집을 간 딸이 집사람 손거울이다세파에 시달린 파마머리는 너무나 낡아 눈이 내렸다여전히 늙은 식구에게 밥상 수발을 들게 할까?후회 없는 반성문은 가짜다 회
한라산을 돌고돌아 흠뻑 입은 님이시여살짜기 어여쁘이 오매불망 혼저 옵써에뜨거운 용암을 뚫고서 땡볕을 이긴 님은푸르디 푸른 옷을 입고서 온 섬을 두르고옛 탐라의 노지에서 못나고 추접스럽게극조생 푸른 풋귤들로 열매를 맺었구나수줍었나 오렌지 속살 드러내지 못하고속과 다르게 몬딱 청색 옷만을 입었지만사랑하는 님은 제주 동서남북을 지키고한라산의 새콤한 젖꿀로 돌아오
몰라도 되는 것이 행복이다갈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행복이다끝끝내 연연하지 말아야 할 것이 행복이다신생아 딱지를 떼지도 못한 둘째가 막 집으로 들이닥친 지금 이 순간나는 지금 무척 힘들다돌아보면 눈물 나게 행복할 지금이
우주에서 온광명의 빛와룡산 잣나무숲에 머물고청아한 관음조의다정한 마하반야바라밀!동지섣달 휘영청밝은 보름달은도장을 찍은 듯온누리 차별없이 비추니겨울산사의 풍경 소리법음 되어 감미롭다번뇌 많은 중생의 세상살이 소욕지족(少欲知足)으로 사노라니 시린 긴 겨울은홀연히 떠나가고 꽃이 피는 봄날에 꽃비를 내릴 텐데자리이타(自利利他)하
대서사시『신곡』은 인류의 문학적, 철학적, 종교적 유산의 총집결체이며 중세를 넘어 근대 문학의 심원한 원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는 단테가 연옥 정상에서 그의 구원의 여인이자 사랑의 불꽃인 베아트리체를 만나서 함께 천국의 첫 하늘에 오르는 감동을 시로 지었다. 「천국편」2곡에 묘사되어 있는 기독교 교리, 신의 사랑, 사람의 사랑, 신화, 과학을 최대
‘링크’ 광고를 보게 된 건 아내가 네 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였다. 항암치료에 관해 검색하다 보면 신약이나 민간치료법 같은 다양한 팝업 광고들이 수시로 올라온다. 알고리즘을 통해 들어왔을 그 광고는 끌리는 부분이 있었다. 링크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보라는 카피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내 역시 관심을 보였는데 그곳에선 고통을 못 느끼려나, 하고 탄성
1밤을 밝히는 등잔용 석유 판매의 폭리 배급제로 인한 갈등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달 사용하는 양을 두 홉으로 제한하고 가격마저 원가의 몇 배로 판매하여 원성이 높은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밀매의 가격이 허가 낸 판매상들보다 저렴하였다. 등유와 향유고래의 기름은 그나마 있는 집이나 일본인 몫이고, 가난한 백성은 관솔을 잘라서 바람벽 고콜에 불을
문혁은 아파트 앞이 종점인 버스에서 서둘러 내렸다. 버스에 남은 승객은 서너 명이 전부다. 시내로 나가려는 승객이 줄 서 있는 버스는 급히 또 떠날 모양이다. 한낮이었다. 그는 잠시 서서 힘껏 어깨를 뒤로 젖히고는 따가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훤한 대낮에 집으로 들어가는 자신이 한심했다.몇 해 전, ‘주말은 가족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유행했을 때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