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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탁

책 제목제173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5년 3월 1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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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탁

산천이 좋아 한 갑자가 넘도록 천산만학을 다녔으면 내 눈엔 청산녹수가 어리고 내 귀엔 물소리 바람소리가 흘러나올 법도 하련마는 눈을 닦고 귀를 털면 이전투구와 홍진에 더럽혀진 세상 먼지만 뭉텅이로 떨어질 것 같다. 그래도 혹시 운 좋으면 칭찬하는 소리, 토닥여 주는 소리에 소쩍새 소리, 솔바람 소리, 눈 내리는 소리에 더불어 돌아가신 부모님과 장인어른을 비롯한 그리운 이들의 목소리들 몇 쯤은 찾을 수 있으려나.

내가 미약한 피조물임을 실감한 것 중의 하나는 이 산과 저 강가에 앉아 보았던 수많은 풍경과 이 마을 저 들녘에서 만났던 정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보거나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이다. 그러니 내가 읽었던 하고많은 절창들을 어찌 한 줄의 글로 흉내낼 수가 있으리오.

지금까지 나름대로 몇 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고 시를 쓰다듬고 품고 사랑했다. 그러다가 시래기된장국에 밥 말아먹으면 뱃속이 편한 내 몸처럼 자연스럽게 읊고 즐기던 우리 시조의 문을 두드렸는데 오늘 이렇게 당선 소식을 들었다. 마음이 저절로 가는 좋은 친구 하나가 더 생겼으니 내 인생길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무슨 일이나 곰곰이 생각하시던 성모님의 겸손과 늘 기뻐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라는 바오로사도의 말씀으로 당선 소감에 갈음한다.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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