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9월 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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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어지럽거나 나를 다시 들여다보고 싶을 때면 나는 수석을 찾아 나선다. 강가에서 건져 올린 수석에는 오랜 세월의 이끼와 물때가 남아 있다. 수석을 집에 가져와 세제로 닦아내면 거품과 함께 찌든 때가 벗겨지고, 비로소 제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속 잡념도 함께 씻겨나가는 듯하다.
가끔 아내를 대신해 세탁기를 돌릴 때도 그랬다. 세제가 풀리며 이는 거품은 수석을 닦을 때의 거품과 다르지 않았다. 무언가를 감싸안고 풀어낸 뒤 이내 사라지는 모습. 거품은 우리 삶의 곳곳에서 제 역할을 다한 뒤 조용히 사라진다. 「거품의 해부학」은 그렇게 일상의 작은 풍경에서 시작되었다.
평생 제품을 개발하는 공학기술자로 살아오면서 문학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깊이 몰입하고 끊임없이 고치고 다듬으며 본질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기술과 문학이 닮아 있음을 깨달았다.
30여 년 전의 습작노트를 다시 꺼내 읽으며 문학을 향한 마음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1987년 동인지 『시터』에서 시작한 습작 끝에 시인의 첫걸음을 내딛게 해주신 월간문학과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초심을 잃지 않고 독자와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시를 꾸준히 써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