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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책 제목유혜자수필문학상 2026년 8월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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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식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오로지 쓰는 일뿐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3년이 되어 간다. 시간이 흐르면 슬픔도 희미해지고 기억도 조금씩 옅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사별의 충격은 무뎌졌을지라도, 비어 있는 삶의 공간은 오히려 더 깊은 그리움으로 채워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별은 아니었다. 아내는 뇌졸중으로 오랜 세월 병상에 누워 있었고, 나는 곁에서 간병하며 언젠가 다가올 이별의 순간을 마음속으로 준비해 왔다. 그만큼 각오도 단단히 다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떠나보내고 나니 그 각오란 한 줌의 검불처럼 아무 소용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긴 간병의 시간은 나에게 글쓰기의 수련기였다. 아내 곁을 떠날 수 없었기에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오로지 쓰는 일이었다. 오늘의 문학이 조금이나마 깊어질 수 있었다면, 그것은 역설적으로 아픈 아내가 내게 남겨준 시간 덕분이었다.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했던 경험과 외곬으로 삶을 성찰했던 시간은 막다른 골목에서 묵묵히 연단된 결과였다.
이제와 돌아보니 아내는 내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을 남기고 떠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상 또한 그 선물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는 마음으로 깊이 새기고자 한다.
무엇보다 인품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늘 귀감이 되어 오신 유혜자 선생님의 이름을 걸고 받는 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자긍심과 책임을 느낀다.
앞으로 이 상이 더욱 굳건한 뿌리를 내려 우리 수필문학을 이끄는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족한 제 수상이 그 뜻을 이어가는 작은 디딤돌이 되어, 앞으로도 더욱 역량 있는 많은 작가들이 이 상의 전통을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부족한 글을 귀하게 살펴 주시고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임병식 약력]

전남 보성 출생
1989년 『한국수필』 등단(「천생연분」)

 

<저서>
수필집 『지난 세월 한 허리를』 『인형에 절받고』 『동심으로 산다면』 『당신들의 사는 법』 『방패연』 『아름다운 인연』 『그리움』 『꽃씨의 꿈』 『빈들의 향기, 백비』 『아내의 저금통』
테마에세이 『수석 이야기』
수필선집 『왕거미집을 보면서』 『오직 수필 하나 붙들고』 『웃음설』
수필작법서 『막 쓰는 수필, 잘 쓰는 수필』 『수필쓰기 핵심』

 

<문단 활동>
- 한국문인협회 여수지부회장·한국수필작가회장 역임 
- 여수·순천·광영지역 동부수필 이끔
- 제21회 한국수필문학상(2003), 전남문학상(2014) 수상 
- 제15회 한국문협작가상(2015) 수상
- 수필 「문을 밀까, 두드릴까」 중학교 2-1 국어교과서 수록 
- 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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