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3월 1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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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이라고? 야! 지나가는 개도 웃겠다.” 당선 소감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걸려 온 휴대폰 속에서 친구란 놈이 그렇게 빈정댔다. 맞는 얘기다. 노인이 된 내가 걸맞지 않게 신인문학상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이 실은 초현실적인 얘기다. 그러나 어쩌랴. 지금까지의 삶이 순간순간 기적이고 초현실이었는데….
청소년기엔 친구들이 내게 몽상가라고 비야냥거렸다. 대학생 땐 같은 과 여자애들이 나를 디오게네스라며 거리를 뒀다. 그 무렵 친구가 굶기를 밥 먹듯 한다고 내게 ‘노상’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너는 왜 노상 가난에 찌들어 사냐며 핀잔을 주었다. 그 핀잔이 저주가 되었는지 아직도 가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의 행복이 있기에 괘념치 않는다. 적어도 글 쓰는 행위는 내겐 소중한 노동이고 팽개칠 수 없는 은혜로운 일상이기 때문이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 소설에 도전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체력도 뒷받침돼야 하고 집중력과 끈기가 작동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할 주제가 어느 순간 지워져 버리는 게 다반사다. 기억력의 저하가 서서히 번식하고 있는 중이다. 컴퓨터 모니터의 글자가 상형문자로 변했다가 시간이 지나야 온전해진다. 후회가 뒤에서 내 허리띠를 집요하게 잡아당긴다. 그래서 막 번민하고 갈등하고 그런 날을 몇 주 동안 겪으며 마음을 정리할 즈음, 어느 날 아침 예기치 않은 전화를 『월간문학』으로부터 받았다. 통화를 끝내고, 그제야 마음을 고쳐먹었다.
나이가 뭐 어때서? 그래, 다시 시작이다. 동기부여를 준 『월간문학』에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