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발표 2026년 6월 1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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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아버지는 임진각 녹슨 철책 앞에 자주 서 계셨다
바람조차 건너기 힘겨운 그 쇠붙이에 기대어
아버지는 무엇을 보고 계셨을까
한 뼘도 되지 않는 그 틈새로
유년의 흙냄새와 고향 하늘을 헤매시던 아버지
“저기만 넘으면 고향인데”
혼잣말처럼 던지신 그 한마디가
아버지의 마지막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아버지라는 우주의 문이 닫히고서야
나, 늦은 후회로 가슴을 친다
이제 아버지는 철책 없는 하늘길을 가셨는데
남겨진 내가 이곳을 서성인다
남기신 그리움의 무게를 짊어지고
내가 북녘 하늘을 바라본다
아버지의 유년을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아무나 읽을 수는 없지만
아버지의 땅
우리의 땅
이라고 허공에 흘림체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