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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자전거

한국문인협회 로고 임정원

책 제목월간문학 월간문학 2025년 1월 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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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내리는 하굣길
학교에서 집까지는 십오 리
큰길 버스에서 내리면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짐자전거 세워두고

정류장 앞 가게에서 산
흰우유 하나 내 손에 쥐여주고
꼴깍거리는 목넘김 소리마저 흐뭇한 
아버지의 눈

눈비 태풍이 몰아치는 날도 
고교 3년 동안
아버지는 끄떡없이
그 자리를 지키셨다

도심의 밤 10시
나도 흰우유 하나 사들고 
자율학습 마치고 하교하는 
고3 딸을 기다리고 있다
승용차 세워두고

누군가 날 보고 있는 것 같아 
고개를 들어보니
아버지처럼 달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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