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시 1

H-6K 핵 폭격기 열여섯 대가 서해에서 미사일 투발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한낮의 그 눈부신 어둠 속에서 풀들은 저마다의 가슴에 등불 을 켜고 땅 밑으로 땅 밑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앉은뱅이꽃들이 일어 서고 벙어리새들이 노래 부르는 환영(幻影)을 보면서 한국의 용산과 오산 기지, 평택 캠프 험프리, 대구 캠프 캐럴과 캠프 헨리, 부산, 어 쩌면 평양까지도 표적으로 중국의 H-6K 핵 폭격기 열여섯 대가,

훗날 언젠가 말하리라 그때 내 나이 예순여덟이었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끝을 모르고 핵을 가진 북한이 끊임없이 동해로 서해로 태평양으로 미사일을 날려 보내고 있었다 고 거기 맞서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이 우리의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이어지고 있었다고“우리의 소원은 통일”, 지난날 목놓아 부르던 그 노래가 입 안을 맴돌다가 동포의 눈시울에 사리로 맺히고 있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