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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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반 지하에 반
절반의 선에 삶의 둥지가 걸쳐 있다
아침 햇살의 순례도
촘촘한 쇠창살 간격을 비껴가고
지나가는 행인의 그림자도
절반만 보인다
허리를 반으로 굽혀야 출입할 수 있는
층수에도 끼지 못하는 반지하방
습기 먹어 배부른 벽지에
시퍼렇게 지도 그린 곰팡이 영토
언젠가는 땅위에로 탈출
밤마다 직립을 꿈꾸는
변방의 눈물, 절반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