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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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옅어져 가는
너를 향한 기억의 빛깔이
시골집 구멍가게
바래고 있는 양철 지붕
뿌연 간판처럼 나이 먹는다
숲속에서 오래 자란
늙은 상수리나무와
옛집 뒷산 빛바랜
늙은 바위들도 뒷짐을 진다
밤하늘 달빛과
별빛을 바라보며
다다그런건줄알고
말없이 그렇게 나이 먹었지
차라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천둥 같은 이별이라면
가슴을 툭툭 털어내며
원망이라도 해보았지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기억의 무덤에 너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