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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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라’잉태된 말에 천체는
혼돈의 산실 속에서도 태동을 시작하고
산고를 치른 우주는 기쁨의 빛을 뿌리며
마침내‘그대로’되었다
말은
해와 달과 별들을 하늘 모서리마다 걸어두는 것
바닷길을 내어 고래들을 춤추게 하는 것
살아있는 것들로 수런거리게 하는 것
하늘의 말을 생각하다
내가 뿌린 말의 씨앗 날아다니다
슬프고 아픈 간절한 영혼 쪼그려 앉는 그 어딘가
보일듯 말듯 아주 작은
꽃으로 피라고 그래도 꽃이 되라고
먹먹한 무릎을 끌어안고
사랑만이 답이니 내게 사랑을 주소서
하늘의 말씨 한 알 얻으러 기도의 강을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