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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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던 동해의 파도 부서진 물안개
해금강 휘감고 백두대간 덮은 새벽안개 뚫으며
불쑥불쑥 솟아오른 장엄한 줄기의 산세
헤어진 가족들의 한숨 소리가
가로막힌 철조망 가시마다 맺힌 이슬 되어
늦가을 바람에 가지마다 열린 상고대가
쏟아지는 햇살에 온 산이 하얀 오얏꽃처럼
눈이 시리도록 피었구나
저녁노을 등에 업은 기러기 떼 남으로 날으고
모락모락 피어나는 초가집 굴뚝 저녁연기에
산새들도 제 둥지 찾아가는데
철조망 틈새로 손만 내밀면 잡힐 듯
지척인 고향 땅 언제 자유롭게 오가며
그립던 부모 형제 만날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