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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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비를 좋아하지만
억수비에 심장이 쿵쾅거립니다
바짝 숨죽이며 쌕쌕거리는 바람의 소리를 듣습니다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무 군락들 사이로 어둑한 불빛이 보입니다
이 폭우로
팍팍한 인심이 도드라질 것 같습니다
그리운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갑니다
소리 없는 작별에도 세파를 느낍니다
비바람에 이른 낙엽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아직은 덜 익숙한 생에
나에게도 잠시 쉬어 가란 의미를 부여합니다
빗소리가 잠시 끊깁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