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63
1
앙금이 검게 자리 잡은
바위의 심장에 정을 댄다
아침 햇살이
쇠의 끝자락에서
날을 갈며 웅크리고 있다
바위에 붙은 이끼는
끌에 밀려나고
쇠망치로 예리하게 내리친다
부딪쳐 울리는 유배의 아픔이
억새지붕을 날린다
돌의 동맥에서 피가 튄다
멍든 바위에 홈이 파인다
그대 아픔도 보금자리를 튼다
사나이는 정과 끌로
사람의 아우성을 입석에
음각하고 있다
절대자의 부름에
떠나는 초당에는
영롱한 넋이
바위에 터를 잡고 있다
*丁石: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다산초당의 바위에 새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