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2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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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할아버지 쓰러지셔서
오랫동안 의식을 잃었다가
몸도 마음도 애기로 돌아가
흰머리 할아버지 애기가 되었어요.
음식물 삼키기 새로 배우고
숟가락으로 밥 먹기,
젓가락으로 반찬 집기도
다시 배웠죠.
누워만 있던 할아버지,
걸음마 배우기 시작했어요.
누웠다가 일어나 앉기,
침대에서 일어서서 바로 서기,
워커 붙잡고 한 걸음씩 걸어보기.
엄마가 찍어 보낸 동영상 보며
막 박수를 쳐 드렸어요.
“할아버지, 최고, 최고!”
나를 끔찍이 좋아하시던 할아버지,
내가 누군지도 모르셔요.
할아버지 퇴원하시면,
애기할아버지가 진짜 할아버지 되면
꼭 안아 드려야지.
“할아버지, 내가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