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문학 2024년 11월 월간문학 2024년 11월 6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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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숨결 새어나는 뜬장 개집 그립니다.
목숨 거둘 어미 개들 미리 염습하는 음지
언제쯤 햇살이 들어
밝은 세상 그릴까요.
비루먹고 발 갈라져 두 번 보기 역겨운데
배설물, 선지 썩어 시궁창 된 도살장엔
식칼에 낫과 도끼가
퍼런 살기 뿜습니다.
저승길로 이끌고 갈 올가미 그린 순간
핏물 밴 벽 구석에서 웅크려 떠는 황구
주인은 이성을 잃고
인간이길 접은 걸까?
측은지심 울음 울어 붓에 눈물 적시지만
하늘 찢는 단말마 비명 시허옇게 뒤집히는
눈동자
눈동자는 차마
그리지를 못했습니다.
*바닥까지 철조망으로 엮어 배설물이 그 사이로 떨어지도록 만든 개 의 장. 바닥이 땅으로부터 떠 있다는 데서 나온 말인데, 이것이 개의 발에 상처를 입힌다.